촛불재2
여원회 김정옥
촛불하나 켜들면
밝아 티끌하나 보이는 자리
이 불 손에 거머쥐고
일체를 향하여 걸어가는 모습이
과거도 미래도 없는 영원함이다
내면을 볼 수 있는 정견은
풍성한 치마폭에 곱게 앉은
보살의 오른손에 소복한 꽃 한송이는
부처님의 염화미소의 이심전심을 보여주고
왼손에 매화꽃 한줄기의 뜻은 아직은 헤아릴수 없으나
보여주네요.
무엇을 탓하랴
색즉시공의 밝은 빛이
눈앞에 분명함이요
생불의 우렁찬 법음이
한자리하고 있기에
이 판이라 할 것 없고
판밖이라고도 할 것 없네
내가 없는 정토의 이 도량은
부처들의 촛불잔치 펼쳐지고
양의 보물이 무너지면
이제 음의 보물이 때를만나
세상을 향하여
용의 움직임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