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발자국

  • 들꽃
  • 조회 10891
  • 2007.06.05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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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발자국 

                             詩 김은영 

걸을 수 없을 만큼 다리가 아파
흉내조차 낼 수 없어
눈물만 쏟아내야 하시는 어머니!
참아낸 가슴에 피를 토해내야 했던
어머니를 헤아리지 못했다.
불효여식은.

비수 같은 언어들을 쏟아내고도
나 혼자서 잘 먹고 잘 자란 줄 알았던 것은
어머니의 골절 속에 흐르지 않는
血이될 줄을 몰랐다.
주무시다  몇 번씩 이불을 덮어주시던 것은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줄 알았고.
밥알이 흩어져 떨어지면
주워먹어야 하는 줄  알았고.
생선을 먹으면 자식을 위해 뼈를 발려서
밥숟가락 위에 올려줘야 하는 줄 알았고.
구멍 난 옷을 입어야 어머니인줄 알았다 .

밤이면 몸뚱이가 아파 앓는 소리가
방안을 휘감아도 그 소리가 관절염속에
파묻힌 고통인줄 몰랐다.  걸을 수 없어 질질 끌고 다니시는
다리를 보고서야 알았다.
자나 깨나 자식이 우선이었고
앉으나 서나 자식을 걱정해야하는 것은
당연한줄 알았다.

아픈 말들을 주름진 골 사이로 뱉어 냈을 때
관절염이 통증을 일으킬 만큼
“나 같은  자식 왜! 낳았냐고”
피를 토하게 했던 가슴 저미는 말들.
너하고 똑같은 자식 낳아봐라
네 자식이 그런 말 하면 얼마나 피눈물 나는지.
그렇게 말씀하시는 어머니가 미웠다.
씻지 못할 철없는 말들을 했던 저를 용서해주세요. 

어머니! 

결혼하고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어머니 마음을 알려 하지만 전부는 모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습니다. 뼈가 다 달아서 걸을 수 없어
고통과 사투를 벌이는 어머니!
제 다리라도 드려서 제대로 걸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피가 마른 눈물을 어이 닦아 드려야합니까?
어머니의 발자국을 찾고 싶습니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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