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가 회향 - 결과를 바라지 않는 내가 없는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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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를 바라지 않는 내가 없는 공부

 

정귀자

 

저는 이번에 어머니를 보내드리면서 여러 형제가 모두 자기 색깔로만 보고 자기 색깔로만 하려는 것을 지켜보면서 ‘내가 공부를 했으니까 실천을 한 번 해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머니 49재 모시는 일로 큰오빠가 동참을 안해줘서 ‘내가 큰오빠 마음이 되어보자. 아.. 그러면 얼마나 속이 상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49재 모시는 것을 제 뜻대로 하자고 얘기 하고는 그럼 나도 다시는 큰오빠를 안보면 되지 하고는 돌아왔는데 집에서 생각을 해보니 내가 스님께 배운 ‘내가 없는 공부’를 진짜 했다면 정말 니가 그렇게 해봐라, 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큰오빠여서 큰오빠에게 가기가 굉장히 어렵고 두려웠습니다. 그런데도 ‘그래 내가 없는데 거기 가서 어떤 말을 들으면 어떻고, 어떤 행동을 하면 어떻냐? 내가 없는데 듣는 니가 들으면 되잖아! 내가 없다’ 하고는 다음날 혼자 큰오빠에게 가서 오빠가 하는 얘기를 전부 다 듣고 그냥 듣는 즉시 전부 다 놓자. 이번에는 실천해 보자! 했습니다. 그래서 오빠가 이런 저런 얘기를 막 하시더라구요. 그 때는 이미 내가 없기 때문에 모든게 오빠 말이 다 맞았습니다. 그래서 ‘예, 맞습니다. 맞습니다. 아,, 그건 잘못 되었었습니다. 그 때는 생각을 못해서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렇게 실천을 하면서 저 스스로 지켜보면서 ‘그래 잘한다. 니 잘한다.’ 하고는 스스로 칭찬도 해주면서 이번에 완전하게 실천을 한 번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속에서 화가나거나 서운한 마음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형제들이 다들 각각의 색깔로 하는데 오빠 그건 자기 색깔이 달라서 그럴 뿐이지 그 사람들도 그런게 아닐껍니다.‘ 했더니 오빠가 ’그래 니 말이 맞다. 나도 그 생각을 못하고 잠시는 속이 상하고 그랬는데 니 말도 맞다‘ 하면서 다 풀어지고 정말 기쁜 마음으로 얘기가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마음공부를 한 딸로서, 가족들에게 마음공부한다고 했던 것이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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