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가 회향 - 내가 내가 아니다. 내 몸이 나의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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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가 아니다. 내 몸이 나의 것이 아니다.

 

주현이 엄마

 

7월초에 넘어져서 오른손을 다쳤습니다.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힘을 쓸 수도 없고 많이 아팠습니다. 아이도 있고 게으름 부린 탓에 병원에도 가지 않고 집에만 있었습니다.

 

 한 날은 안되겠다 싶어서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았습니다. 움직이기가 한결 좋아서 모처럼 밀린 일들을 막 했습니다. 자고 일어나니 너무너무 많이 아팠습니다. 그 뒤로는 병원에 가지 않고 그냥 집에 있었습니다. 수박도 자를 수 없었고 칼질이 전혀 되지 않았습니다. 나의 실수로 다친 손으로 말미암아 가족 모두에게 아내의 자리 엄마의 자리 맨날 대충대충 와이셔츠도 다려주고 대충대충 끼니를 이어갔습니다. 너무나 하지 않은 탓에 찌개를 뭘 해야할지도 몰랐습니다. 날도 더웠고, 아무튼 손을 보며 ‘하나 잖아, 내가 없는데 아플게 뭐가 있냐’며 계속 되뇌이며 급할 때마다 아픈 손을 썼습니다.

 

남편에게도 미안하고 아이들에게도 미안했습니다. 방학이라 맛있는 것도 많이 챙겨주고 가끔은 데리고 놀러 가고 싶기도 했는데 나가는 자체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사람들과 만나서 부딪히면 자지러질 듯이 아팠습니다. 내 몸이지만 나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 실감나도록 느껴졌습니다. 내 몸과 마음은 가족들에게 아주 소중한 것이라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스님께서 ’일체 모든 우주전체가 하나로 돌아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것이 느껴졌습니다.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도 이 우주전체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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