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고요함을 어찌 알았으리오
현원 김용호
진리의 법을 공부한다고
공부한다는 상을 세워두고
상을 상으로 보지 말라하니
상을 상으로 보지 않는 상을 세워두고
본래 청정하여 어떤 상대적인 척도도 붙지 않는다 하니
청정한 상을 세워두고
일체를 내려놓고 끊임없이 죽어야 한다하니
상대의 모습 속에서 죽지 않는 것을 찾아 죽어야한다 하고
끊임없는 시시비비에 무명은 두터워져만 가는지도 모르고
죽어야 할 나를 끝도 없이 세우고 다듬고 있었네
바람 불어 불이 일어나고
출렁이는 파도에 각자 자리 찾아서
끊임없는 길 걸어간다.
이 자리가 내 자리인 줄 안다면
돌고도는 돌림길이라
하늘이 무너져도 본성은 고요하고
나타나는 모든 것은 모였다 흩어지는 구름과 같아
자취없는 그 자리는
시작도 끝도 없어서
가도 간 것이 아니고
와도 온 것이 아니라
갈 것도, 갈 곳도 없음이요
둥근 가르침 타고 보니
시간도 공간도 없는
부처님 세계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