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77회 2015 유니카 세계영화제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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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77회 2015 유니카 세계영화제를 다녀와서 

 

 

성산 정필순

 

러시아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좁은 좌석에 9시간을 타고 갈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스님들과 법우님들은 매번 영화제 참석과 인성교육차 러시아를 자주 다니셨는데 어떻게 다니셨을까? 직접 겪으니 그 고단함이 느껴졌다.

 

영화제를 참석하면서 영화라는 매체를 통하여 전 세계 각 나라들의 문화에 대해 알 수 있고, 사람들이 무엇을 추구하는지 알 거 같았다. 문화와 정신을 공유하는데 너무도 좋은 매체가 영화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세계는 하나이고 모두가 친구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모임들이 많을수록 지구에서 모두 다 평화롭게 살아가는데 큰 기여를 한다는 생각도 했다.

 

세계영화제는 처음 참석한 것이라 비교해서 말하기는 적절치는 않지만, 몇 년 전 서울국제영화제에서 본 영화들은 싸우고 죽이고 폭력적인 것이 더러 있었는데 이번 영화제는 보니까 그런 영화는 전혀 없었다.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 속에서 명확하지는 않지만 삶에 대한 진지한 물음이 스며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 심사위원들이 상을 주는 영화들은 착하거나 재치 있고 감동을 주거나 그런 종류였다.

 

상영된 영화들과 우리 영화를 비교해 보면 우리는 아주 수준 높은 영화였다. 우리 스님의 영화는 시비자가 시비자다천상천하 슈퍼갑이라는 영화다. ‘시비자가 시비자다는 일체 시비하는 마음을 떠나야 한다는 내용이고, ‘천상천하 슈퍼갑은 욕심이 없으면 무서울 게 없고 갑과 을을 초월한 진정한 갑이 된다는 내용의 영화다. 그 뜻을 바로 알아 살아간다면 우리 삶의 질은 엄청나게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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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막식 연회 때 러시아 여자 분이 와서 우리 영화내용이 너무 좋았다고 영화를 받아가는 것을 보았다. 우리 영화가 상업영화처럼 기술적으로 매끄럽지는 않지만 어디에도 비할 바 없이 수준 높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적인 부분만 더 보완한다면 우리 영화는 왕 중 왕이다. 사람들이 영화에 담긴 깊은 뜻을 쉽게 알아보지 못하니 잘 알아볼 수 있게 최선을 다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사실 뜻을 이해한다고 해도 쉽게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내용들은 아니다. 영화의 내용을 거울삼아 직접 실천해보면서 그 뜻을 알아내려 했을 때에야 제대로 이해 할 수 있는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실천을 통해 깊은 뜻을 이해했을 때는 삶이 근본적으로 바뀐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영화를 피상적으로 보아서는 그 깊은 뜻을 알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세계 영화제를 참석하고 보니 우리도 세계영화제는 얼마든지 개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국내서 치렀던 영화제가 세계 영화제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주 수준이 높았다는 것도 실감했다.

 

자향회 팀장님의 연차 시연은 외국친구들에게 인기 짱이었다. 각국의 사람들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모여 들었다.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이며 코리안!”을 외치는 많은 외국인들을 보며 우리가 바로 민간외교관이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한복을 입고 나타나자 여기저기서 사진 찍자고 하고, 사방에서 카메라로 찍고.... 반응들이 폭발적이었다. 우리가 한복을 입고 참석하는 것만으로 얼마나 한국의 존재를 알리는지, 그리고 행사에 얼마나 큰 보탬이 되는지도 느꼈다. 무거운 다구와 다식들을 챙겨 가셔서 여법하게 시연하신 제갈진 보살님이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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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루마니아에서 열린다고 루마니아 대표와 시장이 나와서 공항도 공사가 끝났고 극장도 준비되었고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으니 많이 참석해 달라고 홍보하는 것을 보면서 유니카 영화제가 큰 행사라는 생각을 했다. 새로 선출된 영국인 총재님의 인사말에 여러분의 나라에 돌아가서 유니카를 많이 알려 달라고 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도 유니카 회원국인데 나는 그동안 적극적으로 유니카의 정신이 무엇인지 바로 이해하고 알리려고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새 총재님이 마지막에 통역사를 불러내어 당신이 거의 모든 일을 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공을 돌렸고, 그 통역사는 지금까지 받은 선물 중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고 답하는 거 보면서 총재님의 인품과 리더십이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거기서 마음들이 많이 모아지겠다는 생각도 했다.

 

보살님들하고 우리끼리 숙소를 찾아가는데 단어가 자연스럽게 우리 집 갈려면 어떻게 가면 되죠?” 라고 대화를 하고 있었다. 나는 거기서 우리 집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했다. 내가 지구 바깥에 있다면 그때는 지구가 우리 집이겠지.... 내가 서 있는 데 따라 달라진다는 거, 그리고 그 범주를 우리가 짓기에 달려있다는 거....

 

서울 백가보살님은 다들 일교차도 있고 힘들게 일하고 늦게까지 회의하고 강행군을 하는데 몸 상하면 안 된다고, 피곤할 텐데, 감기 걸리면 안 되는데 하시면서 모든 사람들을 챙기고, ‘보살님 표피로회복제, 감기약도 제조해서 한 컵씩 돌리시고... 엄마처럼 챙기시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했다.

 

많은 경험을 하고 돌아왔다. 신도님들도 돈과 시간적 여유를 만들어서라도 참석해보면 자신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영화제를 참석하면서 실제 경험을 통한 감동은 자신이 생각지도 못한 어떤 것을 가슴에 담고 오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는 직접 가봐야 알 수 있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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