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수 되어 흘러나가는 것을 살펴보니
국제선원에서 수행의 과제로 청정생활불사운동을 하여 마음과 주변을 정리하는 목표로 화두가 주어졌다.
‘아무리 적은 것이라도 정체되면 변해버린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필요에 의해서 보관되어 왔지만 각 가정에 정체되어 있는 것이 많을 것이다. 이것을 잘 살펴서 누수 되어 흘러나가는 재정이 없는지 세세히 보살펴야겠다고 마음으로 다짐해본다.
세상을 살다보면 적게 쓰면 적은 대로 많이 쓰면 많은 대로 값어치를 치르게 되어 있는 것 같다. 한 방울의 물이 모여 한바다를 이루지 않는가? 나는 여태까지 살아온 과정을 되돌아보니 흑자의 생활을 한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여유가 생기면 한 가지를 더 추가해버리니 또 적자의 생활을 해야 한다. 이래도 적자, 저래도 적자, 이것이 할 일을 한다기 보다 하나의 욕심이 붙어 다니니까 끝이 없다. 욕심을 놓는 것이 최선의 방법임을 알게 되었다.
욕심을 버리는 방법으로 남편께 살림을 넘기기로 마음먹고 이 집안 돈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약하고 살림살이에서 벗어나기로 다짐을 했다. 그동안 먹고 살아야 한다는 무거운 짐이 어깨를 눌렀는데 어깨가 홀가분하다. “그냥 24시간을 뭘 하지? 어떻게 하지 어디를 가도 뭐가 없을까?” 하다가 해가 뜨든지 해가 지든지 적자도 없고 할 일도 없고 홀가분하다, 걱정이 없다. 오히려 옆에서 보고 있는 보살님들이 갑갑하게 느껴지는가 보다.
누수방지 - 자동차
이렇게 삶의 짐을 벗고 차를 가지고 다니며 아무 생각 없이 가는 것을 목적으로 다니다 보니 속도위반의 단속을 받기도 하였고 그 여파로 남편의 질타를 받아야 했다. 그러면서 생각하니 “이 주인 없는 길에 왜 속도위반을 단속하지?”하는 의문이 생긴다.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법적인 속도가 무슨 의미가 있지? 나쁘기만 한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텐데 무슨 의미일까? 한번 직접 해봐야겠다.” 하고 생각하고 직접 잘 살피면서 운전을 하니 연료비가 눈에 띄게 감소되었다,
“아, 시간이 짧은 만큼 그 이면에 값어치를 치러야 하는구나.” 그 다음부터는 시간이 필요 할 때는 시간을 위주로 하고 시간이 넉넉하면 연료를 위주로 내가 조절해서 활용하다 보니 그것이 청정생활불사운동인 것을 알게 되었고 연료비가 감소되니 돈이 적게 들어서 좋고 환경오염 안 시키니 좋다. 국가적으로 외화도 아껴 경제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고 보니 내가 활용할 부분이 제한되어 있지도 않고 무한정 쓸 수도 있으면서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차를 탈 때는 경비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써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그것이 나만을 위함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법을 지켜서 사회가 유지되고 편리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빌딩을 그만두고 세월이 좀 많이 흘러가니 경제적인 압박이 다가와 어느 부분인가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마땅히 손댈 부분이 생각나지 않아서 남편에게 차를 한 대 줄이자고 제의를 했더니, 차일피일 미룬 채 결정을 못하고 있어서 “제 차를 드릴 테니 한 대는 줄입시다.”하며 강행을 했다. 그리고 그 이튿날부터 대문 앞에 차 두 대를 세워놓고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나부터 실행을 해야지 누구도 나를 대신해주지 않는데 무엇을 기다릴 것인가!” 하고 나부터 시작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가 보니 시간이 배로 소모되었다. 모든 현재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좀 불편하지만 감수할 수밖에 없고……. 그사이 편한데 익숙해졌나보다. 언제나 편한 쪽으로 붙고자하는 마음이 항상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 없이 살다보면 어느새 편한 쪽으로 붙어 있었다. 대중교통도 좋은 점이 많은데……. 경제적인 면도 있고, 운동도 되고, 세상구경도 하고, 옛날처럼 복잡하지도 않고, 냉난방도 잘되고, 바쁘신 분들 갈 수 있게 교통체증도 줄이고……. 차일피일 “어떻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남편이 못마땅하지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돌아가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어, 마음먹은 즉시 대중교통 이용하는 것을 실행하였다.
짐을 가지고 오시는 보살님들의 호출에 응하지 못해 좀 아쉽고, 바자회 같은 행사가 있으면 애쓰시는 보살님들을 내차로 같이 움직여주지 못해 좀 불편함이 있지만 다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이 차 한 대로 우리 가족 전용으로 쓰고 있다. 정든 차를 이렇게라도 가까이 두고 있으니 섭섭하지 않고, 꼭 필요할 때는 얻어 쓸 수 있으니 그나마 감사할 일이다. 아깝다든지 섭섭하다든지 이것저것 이유 붙여서 미루다보면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오늘 행하지 못한다면 바뀌는 것은 없다. 지금 이 순간이 참 중요한 시기임을 다시 한 번 명심해야겠다고 다짐하였다.
누수방지 - 건물 임대
○○빌딩을 그만 둔지 여러 해가 지나면서 경제적인 압박감이 피부로 느껴졌으나 그래도 남편이 잘하실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집에 들어오시면서 “돈도 없고 해서 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했다.”고 말씀을 하시기에 “왜 그러고 계세요? 언제까지 그러고 계실 거예요?” 하고 다그치며 이것도 한계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대로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생각에 방향을 바꾸어야겠다 싶어서 나 자신도 모르게 강력하게 말을 하다 보니, 저는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없는데 남편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 하며 화를 냈다. 하지만 저는 방향을 바꿀 때가 되었다는 생각에 그것에만 관심을 가지지 다른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듣는 입장에서는 내 말의 뜻을 듣지 않고 그저 하는 말에만 치중하게 되는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재개발사업을 시작한지 너무 많은 시간이 가버려서 재개발 시행 건설사나 그 지역의 지주들이나 더 이상 재개발에 있어서는 승산이 없는 일인 것 같았다. 그래서 ○○빌딩 건물을 세놓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길은 멀고도 멀었다. 갈 수도 안갈 수도 없는 내 앞에 놓인 현실이었다. 법적인 복잡한 문제며, 같이 하는 동업자들 가운데 누구하나 동조하는 사람이 없는 가운데 일처리를 시작하여 물어물어 길을 찾고 동업자들의 합의를 구해 내고 그래도 안 되는 부분은 그냥 안고가기로 했다.
“손해다, 이익이다.”를 가린다면 아무 일도 하지 못할 것 같아서 그냥 일만 해결된다면 어떤 것도 감수해야한다.”는 마음으로 그냥 하다 보니, 임대도 나가게 되었고 임대인들이 동조하여 힘을 합쳐주어서 어려운 고비를 무사히 넘기게 되었으며, 쓰레기더미로 우범지역이 되다시피 했던 ○○빌딩 건물 주변도 정리가 되어 주위의 모든 상가가 문을 열면서 주변의 환경이 확 바뀌어가는 것을 보고 어떠한 경우도 ‘되겠지.’하고 방치하는 일이야말로 보이지 않는 엄청난 쓰레기인 것을 알게 되었다.
어려움은 나를 단련시키는 기회
이렇게 청정생활불사운동을 통해서 좋지 않은 여건을 좋지 않다는 생각 없이 그냥 받아들이니 너무나 좋은 조건이 많은 것을 알게 되었으며, 조금의 불편한 것을 감수하고 보니 조금도 불편함이 없는 잘 갖춰진 부처님의 장엄국토에 살고 있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가게 되었다. 청정생활불사운동을 통해서 어려운 환경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지금 이 시기에 이 어려움이 나를 성숙시키는 부처님의 뜻임을 믿고 잘 갈수 있게 이끌어 주신 대해스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마음공부 같이 할 수 있는 도반님들 고맙습니다. 우리 모두 같이 성불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