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내 모습
청정생활운동을 하자고 선원에서 얘기합니다. 그것을 들으니 “이 운동을 하고 나면 부자가 되겠네.” 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누어 준 프린트물속에는 어떻게 하면 좋은지 방법도 알려줍니다.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나는 무엇을 할까?”, “그래, 옷을 그만 사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혼하기 전에도 옷은 많지는 않았지만 계절에 한 두 벌 정도 사 입었습니다. 결혼하면서부터 살까말까를 망설이다가 몇년만 살다가 그만 살고 이혼을 해야겠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에 친정에서 옷을 다 가지고 오지도 않았습니다. 필요할 때마다 한 두 개씩 갖다 입고 다시 갖다놓고 하다 보니 조카들이 필요하면 가지고 가고, 친정어머니께서 한번은 소쿠리에 한 가득 담아다주시고는 나머지는 다 버렸다고 합니다. 결혼생활 10여 년 동안 사는 게 힘들어서 옷 한 벌 사 입지 않았습니다. 이혼을 하려고 내 짐을 챙기니 라면박스로 두 박스가 전부입니다. 아이들 사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포함된 짐입니다.
나는 허전했습니다. 다시 시작하면서 나에 대한 투자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돈이 생기면 옷도 사고, 신발도 사고, 가방도 사기 시작했습니다. 사도 사도 끝이 없었습니다.
옷으로 나에 대한 투자를 하려 하니
산을 가려고 하니 옷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유명브랜드 가서 등산복 세트를 신발부터 모자까지 전부 이백 만원치를 넘게 샀습니다. 등산복도 계절별로 춘추복, 하복, 동복 등 한 계절에 백오십만원어치씩 사고, 신발과 배낭은 공동 소품이고 등산 속옷부터 양말, 손수건 까지 다 필요합니다. 모자도 한 개는 안 됩니다. 컵, 칼, 자리, 눈· 비 올 때 필요한 방수 커버 등 엄청 많습니다. 사도 사도 매장을 통째 사지 않고는 늘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반 사복도 마찬가지입니다. 백화점에 가서 이백만 원을 가지고도 치마 하나에 재킷도 겨우 삽니다. 그러면 다음에 또 돈 생기면 가서 속에 입을 블라우스, 티셔츠를 사는데 백오십 만원 정도를 쓰고, 그렇게 하면 또 가방이 없으니 60~70만원을 주고 가방을 사고 스타일을 맞추려고 하면 신발이 또 필요합니다. 이 재킷에는 바지를 입으면 하나로 두벌의 효과를 낼 수 있으니 바지를 삽니다.
돈이 너무 많이 든다고 생각하니 이제는 온 동네 양품점 쇼 윈도우에 서 있는 마네킹의 옷을 입기 시작합니다. 가격이 싼 대신 양이 많아집니다. 티셔츠를 보면 색상별로 개수에 관계없이 사고, 세일하니까 계절에 관계없이 미리 삽니다.
한 달에 너무 많이 사면 안 되니까 매달 일정 금액을 정해놓고 사고, 사다보면 그 금액을 넘깁니다. 그러면 “다음 달에 적게 사면된다.”고 스스로 위로하고 그 다음 달에 또 사면 “가격과 디자인이 마음에 드니까 괜찮다.” 고 위로합니다. 그렇게 몇 년을 살다보니 우리 집에는 내 옷만 가득합니다. 구입 후 한 번도 입지 않은 옷이 장롱에 행거에 그대로 있습니다. 살 때는 다 계산이 있었는데 입으려고 하면 뭐가 맞지 않아서 못 입었습니다. 지금도 길을 가다 보면 예쁘고 마음에 드는 옷이 많습니다. 그 집을 향해 가고 있다가 생각합니다.
“이렇게 계속 사다가는 끝이 없다.” 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는 끝이고 뭐고 보이지 않았는데 이제는 끝과 시작이 보이니 내 행동을 멈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음공부하면서 가장 큰 힘이 생긴 것입니다.
이렇게 계속 사다가는 끝이 없다.
저 옷을 입으면 어떤 모습인지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다시 내려놓고 ‘이 옷은 이렇게만 입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집에 있는 옷들을 무한활용 할 수 있게 마음의 눈을 뜨고 청정생활운동에 참여합니다. 집에 옷들을 빨리 입고 줄여야 우리 집도 넓어지고 내 마음도 넓어질 것입니다. 옷을 더 이상 사지 말고 있는 옷을 열심히 입을 것입니다. 오늘도 내일도 쇼윈도우에 서 있는 마네킹 옷의 유혹을 녹이고 또 녹여 마음의 옷을 입습니다.
새 옷보다는 마음의 옷을 입고 보니
내 옷을 안 사게 되니 가족들 옷도 사주게 됩니다. 돈을 꼭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쓰고 조절합니다. 예전에는 가정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든지 말든지 일단 돈이 생기면 쓰고 없으면 적게 쓰고, 살 계획이 없던 물건도 마음에 들면 샀습니다. 가정 경제에 내실을 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보니 신용카드를 없애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했습니다.
또 냉난방비, 전기요금에서는 새어나가는 부분이 없는지를 살펴보게 되고 예전에는 가게를 비울 때 에어컨을 틀어 놓고 나가고 껐다가 다시 틀어봤자 한 달에 이만 원 밖에 절약되지 않는다는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이만 원을 아낄 수 있다는 생각에 꼭 끄고 나가게 됩니다. 내가 바뀌니까 가족들도 절약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처음에는 뭐 그렇게까지 하느냐는 반응을 보이다가 꾸준히 하는 내 모습에 가족들도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겨울에도 난방을 많이 하고 여름옷을 입고 살았는데 지금은 옷을 두껍게 입고 실내온도를 낮추는 것에 대해서 불만이 없습니다. 컴퓨터도 없애고 인터넷도 끊었습니다. 그 결과 한 달에 약 7만원 가까이 줄었습니다.
제사 음식도 보이는 것에 신경을 써서 많이 차렸는데 지금은 먹을 양만 적당하게 차립니다. 내가 바뀌니까 남편도 작은 것 하나라도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찾는 모습이 보입니다.
모두가 좋은 일
예전에는 어떤 일을 할 때 ‘된다 안 된다, 싫다, 좋다’라는 직감과 감정을 중요시하고 남의 말도 내 감정과 직감에 따라 믿고 안 믿었습니다. 만일 믿으면 생각 할 필요도 없이 일을 저지르는 바람에 몇 번의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남의 탓을 자꾸 하게 됐습니다.
“괜히 저 사람은 나를 꼬드겨 가지고 또 내 돈의 씨가 말라버렸다.” 면서 그 사람이 미워지고 싫었습니다. 나는 좋고 싫은 것이 너무 분명했었습니다. 그래서 좋은 것을 쫓아가니 주위에서도 좋은 얘기만 했고, 또 그것만 들려 내가 좋아하는 쪽으로만 행동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청정생활운동을 하다 보니 좋고 싫은 것이 따로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생활을 할 때 세밀하게 관찰을 해서 새어나가는 부분은 없는지 살피게 되고, 사업을 할 때도 일의 앞뒤를 따져 잘 살펴보고 판단해서 일을 처리 하게 됩니다. 어떤 것도 좋고 싫음이 없고, 되고 안 되고 또한 없이 모든 일은 어떻게 생각하고 실천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