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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재- 성휴 신경란

  • 성산
  • 조회 11312
  • 2008.02.15 10:51

여일회 성휴 신경란

 

내 방에 불을 켜 놓으면

건너방에 불을 볼 수 없다.

내 방 불빛이 볼 수 있는 눈을 가린다.

내 눈은 내 방안의 불빛 이외에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때에 눈은 내 방안의 한계에 이른다.

어둠속에서 빛을 볼 수 있다.

 

밝음속에서는 더 이상의 밝음은 볼 수 없다.

철저하게 어둠속에서

미세한 빛도 세세하게 볼 수 있다.

내 안의 밝음을 놓아야

더 밝음을 볼 수 있다.

 

내면에서 지금보다 더 이상의 밝음을

볼 수 있게 내가 본 모든 것을

다 놓아 주어야 더 크게 볼 수 있고 알 수 있다.

일체를 다 놓고, 놓고 가다 보면

정상은 언제나 내발아래 있을 것이다.

철저하게 어두움속에서

가장 밝은 빛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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