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재를 마치고
여일회 박춘미
3일 동안의 촛불재를 마치고 다음날 새벽에 꿈을 꾸었다.
선원 공양간인데 선원장 스님께서 행자님인 듯한 사람과 화분정리를 하고 계셨다.
이젠 밖으로 내어 놓아도 된다고 하시면서 화분들을 보고 계시고 공양간 마당이라고 생각은 드는데 무슨 운동장처럼 아주 넓다는 느낌이었다. 똑같은 화분들이 줄을 맞추어서 아주 길게 놓여져 있고 화분마다 심어져 있는 화초며 나무들이 너무너무 파릇파릇하고 싱싱해서 꿈에서도 실내에 있다 밖으로 나오면 나무들이 조금 시들하기도 하고 하는데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어 스님께 "스님,화분에 나무들이 진짜 싱싱하네요." 하니까 "그래"하시면서 웃으셨습니다. 그때 옆에 있던 누군가가 "스님,이 화분의 나무는 죽은 것 같아요"하면서 작은 화분 하나를 스님께 드리니가 스님께서 "아니야,안 죽었어. 봐! 싹이 나고 있잖아"그러시고는 다른데 옮겨 심으라고 하시면서 저한테 주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남은 흙들을 담아둔 큰 화분이 옆에 있길래 그 화분에 있는 흙을 뒤섞어서 옮기려고 꽃삽으로 흙을 뒤적이는데 굵다란 강낭콩처럼 생긴 콩이 여러개가 흙속에 있었습니다.
모두 파란 싹이 삐죽이 나와 있어서 "스님,이 흙속에 강낭콩이 몇 개 있는데요, 모두 싹이 났어요!'하고 소리치니까 스님께서 웃으시면서 "그래,그 콩도 잘 심어놔"하시는 것이었다. 그런데 콩에 나있는 싹들도 어찌 푸르고 튼실하든지....
그러다 우리 처사가 빨리 나무 심으러 가야 하는데 사람들이 모두 어디가고 아무도 안 보인다고 투덜거려서 "무슨 나무요?"하면서 돌아보는데 옆에 야트막한 산이 보이고 거기에 온통 빽빽하게 소나무 묘목들이 심어져 있고 그걸 다른데 있는 큰 산에 옮겨 심는 울력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잠시 후에 회장님을 비롯한 여러 처사님들이 오셔서 묘목을 뽑으러가고 하는 사이에 잠이 깨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