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차를 청소하다가 트렁크에 있는 여러 잡동사니를 들고 쓰레기 버리는 곳에 가서
분리수거 할 것은 분류함에 넣고 있는데 관리실 아저씨가 다가오더니 분리수거 안 되는 몇가지를
지적하면서 쓰레기 봉투에 넣어서 버리라고 이야기 하길래 그곳에 놓아 두고 오니까 몇동이냐고
물었다.3동이라고 대답을 하고 오는데 다시 몇호냐고 묻는다.순간 짜증이 났다.
"3동 603호 사는데요 적어 놓으세요!" 그냥 버리고 갈까봐 의심한다는 생각에 투덜거리면서
집으로 올라와 쓰레기 봉투를 들고 내려가서 주섬주섬 담고 있는데 그 아저씨가 다가오더니
자기가 하겠다고 놓아두고 가라고 하는 걸 끝까지 다 주워 담아 쓰레기 버리는 통에 던져 놓고는
돌아서 오는데 짜증이 풀리지 않고 계속 찝찝한 것이다.계단을 올라오면서 이 짜증이 어디서
오는지 생각을 한다.
우리가 이곳에 이사오던 날,
이사를 하면 살림살이 정리 하는 것도 하는 것이지만 가스연결,전화연결,인터넷,TV,정수기 등등
보이지 않게 옮기는 것도 만만치 않다.
인터넷을 연결하러 기사가 왔는데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야 한다고 그래서 관리실에 가서 인터넷
연결하는거 때문에 옥상으로 올라가는 문을 열어 달라고 그랬더니 관리자가 퇴근해서 열쇠가 없
다면서 여기는 모모회사 아니면 연결이 안될건데...그러는 것이었다.할 수 없이 기사에게 내일
다시 와 달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자기가 가 보겠다고 그러는 것이다. 기사가 가서 열쇠 꾸러미를
들고 와서 연결하고 인터넷은 해결 됐지만...기사 말로는 아파트 같은 경우는 단체로 들어오는
인터넷 회사가 있는데 새로 이사 온 집을 소개하면 관리실 아저씨들에게 약간의 수수료가 나온다
는 것이다.그래서 관계된 회사가 아니면 방해(?)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키는 TV
연결하러 왔다고 해서 받았다고 했다.) 나는 어이가 없었다. 이사 오자마자 안좋은 인상으로 각인
돼버린 관리실은 그 후에도 사사건건 소소하게 부딪쳤지만 정말 소소한 일들이고 잠깐 그러다
지나가고 지나가고 그랬던 것이다.
숙명통에 입력된 X표 기억이 그냥 일상적으로 다가오는 일도 깃털을 세우고 파르르 대응을
하게 했다.
매번 부딪칠때마다 안좋은 기억을 앞세워 거기에 덧붙이곤 했던 것이다. 어디 관리실 하고만
그러겠는가, '나한테 그럴 수 있나"라는 잣대로 판단을 하면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렇게 다가올
것인데...그런 잣대를 입력하고 다시 그것이 되돌아 나오고,다시 입력하고,다시 나오고...
나는 껄끄러운 마음으로 관리실 아저씨들을 보는데 다시 보면 관리실 아저씨들은 그냥 자기
일을 하고 있었다. 인터넷 회사를 바꾸어서 담뱃갑이라도 생기면 좋은 것이고 안그러면 말고.
많은 집을 상대하다보니 쓰레기를 방치하는 집도 있어서 어느 집인지 확인한 것 뿐이고.
내가 맞다고 고집 피우는 그 나를 찬찬히 바라본다. 어떻게 입력을 시킬것인가, 모두가 스승
아님이 없다는데 스승을 골라 가면서 배우고자 하는 그 나를 어떻게 녹일 것인가.
고맙습니다,고맙습니다,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