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지우개
성연 송필녀
봄 햇살에
화려한 꽃잎 져 버리고
파란 잎 붉게 물들어
가을 맞이하더니
푸르디푸른 잎은
각양각색으로 물들어
낙엽이 되었네.
앙상한 가지 바람에 흔들리고
길가는 행인 움츠려 고개 숙이고
호주머니에 두 손 쿡 찌르고
종종걸음 재촉한다.
뿌리에서 열심히 양분 올려
나무 키우고 꽃 피우고 둥치 굵어지고...
나는 이제껏 무엇 했나?
그림은 열심히 화려하게 그려놓고
지울 줄 몰라 고민 고민하다
겨울 잎이 지는 모습 보고
지혜의 지우개를 발견했다.
이제 지혜의 지우개로
열심히 지워버리고 내면으로 들어가리.
내면의 꽃 피워
만인과 더불어 향기 나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