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이보살님을 보내며... 공아
아름다운 도반이 병을 앓고 있었다.
어느 날 밤 꿈에 찾아가니 그댁 처사님이 집 앞 골목에서 계셨다.
“아이구, 처사님 여기 계십니까? 보살님은 좀 어떠십니까?”
“아무것도 안 먹고 저래 누웠습니다.”
내가 방으로 들어갔다.
보살님이 앓고 있었다. 내가 손, 발, 전신을 주물러드리고는 꿈을 깼다.
‘아하. 멀지 않구나. ’
하고 나도 몸이 별로 개운치 않아 가보지 못했다.
곧 연락 오겠구나...
그 후 삼일 금요일 절에 가니 오늘 보살님이 몸 벗으셨다 한다.
내일 오후 3시에 시달림을 간다고 했다. 시달림에 같이 가서 보살님을 보았다.
다음날 영가님이 진주로 이사를 가고 나도 도반 몇 분과 함께 따라갔다.
이렇게도 쉬운가?
이것이 인생인가?
이것이 세상인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화장막에 가니 화구에 들어가셨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니 한줌의 재로 변해 조그만 통에 담겨 장남의 품에 안겨 나오셨다.
가신 분의 성품 같이 날씨도 조용하고 비, 바람도 없고 군데 군데 화사한 봄꽃들이 아름다운 장식을 했다.
부처님 자리에서 꽃병풍을 쳐놓은 느낌이었다.
인간이 세상에 와서 일생을 산다는 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데 그 얼마 안되는 시간을 살기가 그렇게 어려운가..
스승님께 훌륭한 법문 많이 들어도 뜻이 이해는 되지만 실천이 그렇게 어렵더니
이번 도반께서 몸 벗어 사는 모습이 참 많은 것을 생각게한다.
어느 땐가 나도 저렇게 가야 하니
어느 것이 좋고 싫고 나쁘고 하겠는가.
분별심이 많이 사라진다.
이래서 노인들이 자기 연배의 어른들이 가시면 그렇게 섭섭해하시고 맥이 풀린다 하시는구나.
그심정을 알 것 같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 다시한번 생각해서 하게 된다.
생노병사를 바로 보시고 해탈하신 부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