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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원문 - 선생님 김동순

발원문

 

  선생님 김동순

 

지금까지 나는 씩씩하게 밀고나가면서도 항상 뒤를 돌아봤다.

아이 둘을 데리고 다니며 공부하는 게, 집에서 준비하는 과정부터 쉽지는 않았다. 선원에 와서도 공부하려는 욕심에 주변을 많이 불편하게도 했을 것이다. 그래도 스님들과 신도님들의 많은 도움과 배려가 있었기에 편안하게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사실 욕 먹을 짓을 하면서도 욕 먹는 게 너무 싫었다. 아이들의 소란으로 법회의 흐름을 끊기도 했고, 수련회때나 그 준비과정에서도 아이들과 함께 하는 과정에서 그랬다. 미안하면서도 나는 미안하다는 말을 못했다. 내가 이렇게 미안해하고 있으니까 상대가 먼저 이해해주기를 바랬다. 참 이기적이다. 내 욕심만으로 상대들에게 많은 이해를 바랬던 것 같다. 욕 먹을 짓을 하는 건 잘못이기에 공부하는 사람이 잘못하면 안되니까 그 자체를 인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런 나를 인정하고 나니 마음이 참 편안하다. 그렇지만 누구나 다 그러고 사는 것 같다. 처음엔 혼자만 보다가 하다보면 주변도 보게 되는 것 같다. 그또한 처음부터 뭔가를 잘하려는 내 욕심이었다.

지금 역시도 욕 먹기 싫어하는 내가 있지만 그래도 전보다 훨씬 마음이 가볍다.앞으로 그럴때마다 그런 나를 내려놓는 작업을 하면 되니까...

그런데 지금은 그런 나를 바라보는 여유도 생겼고 그렇기에 주변도 돌아보게 된다.

이제는 주변을 둘러보며 차근차근 공부를 해 나갈 수도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2009년 한해는 진심으로 상대와 하나되는 작업을 해나가고 싶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기에 상대를 깊이있게 이해하며 함께 살아가는 세상임을 맛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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