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부 법회일지 (2009.03.28)
담담선생님: 김 동 순
유치부법회를 하면서 그 도구에 대해 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님께서 아이들과 집에서 뭐하고 노느냐? 또 연오랑 지윤이에게 유치원에서 뭐를 배우고 있는지 물으셨다. 나는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책도 읽고, 산책도 한다고 말씀드렸다. 스님께서는 동요를 가지고 한번 해보라신다.
무슨 곡을 하지?.. 갑자기 동요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인터넷을 켜서 몇곡을 들어보고, 동요에 관한 기사도 읽어본다. 그러다 곰세마리가 ○○신문사에게 조사한 3-7세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곡이다. 지윤이에게 너무 쉽지 않을까? 안 그래도 매일 재미없다고 말한다. 여원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인데 지윤이 생각이 나서 약간 우려된다. 그렇지만 내가 잘 부를 수 있는 곡이고, 개사를 해본 일이 별로 없으니까 쉰운 곡에 붙이자 라는 생각이 든다.
개사를 하려니 잘 안 된다.
먼저 주제를 정하자 싶어 지난주에 이어 봄애 관해 연결하자자는 생각이 든다\. 개사가 또 잘 안 된다. 개사 내용을 곰세마리 가사의 글자 수에 맞추려하고... 그래 봄에 대한 연구가 되어야 곡이 나오지, 개사를 하려고만 하니 잘 안되구나... 봄에 관한 연구를 먼저 해보자...
봄에 일어나는 자연현상에 대해 쭉 나열해 봤다. 만물이 생동하는 느낌을 가사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또 표현이 잘 안다. 직접 봄을 느껴보자는 마음이 들어 아파트단지로 나가서 땀에서 솟아나는 풀과 풀꽃을 보고 벚나무에 꽃이 피고, 장미나무에 싹이 트는 모습을 본다. 죽은 나무 같은 나무 등걸에서 꽃이 피고, 싹이 돋고 생명력이 느껴져서 속에서 힘이 솟구친다.
생명 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이것으로 노래를 만들어보자.
이렇게 해서 몇 번의 과정을 거쳐 가사 내용이 나왔다.
제목 - 생명에너지 솟는 봄
생명이 있기에 봄이 왔다.
생명은 싹트고 꽃핀다.
생명이 있기에 봄이 왔다.
생명은 싹트고 꽃핀다.
생명이 온누리에 퍼지니
생명에너지 솟는 봄
유치부 아이들은 몇 안 되지만 ㄷ돌아다니고 소리 지르고고, 한명이 그러다보면 쉽사리 분위기에 휘말리기에 집중 하게끔 하는 도구도 중요하다.
나는 아이들을 둘러 앉혀놓고, 지난주에 봄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리고 봄이 온 것을 어떻게 느끼냐고 물었더니, 지윤이와 보민이 민영이가 꽃이 피어났다고 말했다. 민영이에게 무슨 꽃을 보았는지 물으니 매화꽃을 보았단다. 민영이는 유치원에서 매화반이란다.
나는 아이들에게 내 팔을 걷어 보이며 겨울나무는 죽은 것처럼 이렇게 아무 흔적이 없었어요. 봄이 되니 꽃도 피고 새싹이 났어요. 우리는 그 싹과 꽃을 보면서 아~ 저 나무가 죽은 나무가 아니라 꽃을 피우고, 싹을 돋게 하는 생명이 있는 나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에겐 우리를 발전시킬 수 있는 무한한 힘이 있다고 합니다. 그 힘은 우리가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마음이 있을 때
직접 실천해봄으로써 그 무한한 힘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선생님도 이 노래를 만들 때 생각이 안 나서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개사를 하게 된 과정을 쭈~욱 설명하며 수업을 진행시켜 나갔다.
보민이는 참 잘 듣고 따라한다. 민영이는 잘 듣고 앉아 있다가 밖에 한 번씩 왔다 갔다 하지만 선생님을 쳐다보며 집중하고 있다. 여원이는 의자 위를 오르내리고, 연오도 언니들이 먼저 꽃이라고 말하면 그렇게 따라 하기도 하고 여원이와 의자위에서 장난도 한다. 지윤이는 재미없어 하는 표정으로 앉아있다.
딴짓하는 아이들을 집중시키기 위해 작은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준다. 의자위에 있던 지윤이와 연오가 다가온다.
아이들을 자리에 눕게 했다. 보민이 싹이 돋아나고, 민영이 싹이 돋아나고, 연오싹이 돋아나고, 지윤이 꽃이 핍니다.
아이들은 몸동작을 좋아하는 것 같다. 계속 드러눕는다. 몸을 간질이니 스스로 일어나 앉는다. 여원이도 언니들이 깔깔거리는 소리에 자기도 와서 자리를 잡고 앉는다.
일어나서 아이들과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르다가, 가볍게 뛰어도 본다.
그러다 직접 싹이 트고 꽃이 본 모습을 보여줘야겠다 싶어 선원뒤뜰로 갔다.
다행히 아직 목련이 남아있다. 민영이는 꽃이 활짝 핀 모양을 만든다고 땅바닥에 꽃잎을 펼치고 있고, 보민이는 꽃잎을 주워 손에 차곡차곡 모으고, 지윤이는 꽃잎 세장을 손바닥위에 놓고, 게임을 한단다. 여원이는 돌아다니고, 연오는 꽃잎을 주워들고 언니들이 뭘하나 본다. 보민이에게 엄마 갖다 주려고 모으냐고 했더니 그렇단다. 지윤이에게 같이 게임하자고 했더니 나에게 방법을 가르쳐준다. 내 생각엔 즉석에서 지어낸 게임 같다. 민영이가 꽃이 핀 모양을 만든다고 해서 언니에게 꽃잎을 주우다 주자고 했더니 연오는 꽃잎의 상태에 상관없이 그냥 주워준다.
민영이가 두 손을 모아 철쭉이 핀 오습을 흉내낸다. 선생님 꽃이 이렇게 피었어요.
아~ 그래 민영이가 꽃봉오리 모양을 참 잘 표현하네.. 관찰력이 뛰어난 것 같다.
잠깐 놀다가 다시 방으로 들어와서 노래를 한 번 더 부르고 법회를 마쳤다.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겠다 해서 백설공주 프린트한 종이를 나누어주었다. 민영이와 지윤이는 색종이로 표창을 만들었다.
종이를 나누어주며 다음부터는 색칠하는 내용도 법회내용과 관련한 부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도 찾아서 준비를 해야겠다.
한시간 넘게 집중해서 재미있게 했다. 애들은 잘 모르겠고, 나는 그렇게 했다. 스님께서 개사한 내용을 집에서 먼저 연오랑 여원이에게 불러줘보라고 하셔서 나는 눈에 힘을 주고 집중해서 불렀다. 연오는 곰세마리는 그만 부르라 하더니 개사한 노래는 또 불러달란다. 이 내용을 듣고 스님께서 생명을 가지고 불렀으니까 그렇다고 하셔서, 법회를 할 때 스스로 집중해서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나는 법회진행 할 때 서툴다. 아이들이 집중 안할 때 보면 그런 마음이 많이 든다. 그래서 연오 어린이집 선생님께 아이들이 집중 못하고 있을 때 어떻게 하시냐고 물으니, 작게 말하기와 손유희를 말씀해주셨다. 그래서 그렇게 해봤다. 같은 방법을 가지고도 진행할 때 서툴지만 내가 집중해서 법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면 그런 도구들도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생각이 든다. 내안에도 모두 갖추어져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춤과 노래도 내 안에 있다.
좀 더 집중해서 법회 준비를 하기위해 스님법문도 더 열심히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면 지난주에 법회진행 할 때 그 도구면에 마음이 많이 가있었기 때문이다. 집중도 내가 먼저다. 훨씬 쉽게 느껴진다.
아이들과 신나게 뒹굴며 놀아야겠다. 유치부 법회는 온몸으로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