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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원문-박정훈

  • 지운
  • 조회 4547
  • 2016.02.25

미국에서 보내는 발원문

박정훈

 

저는 유금옥 보살님의 막내 아들 박정훈입니다.

저는 미국 동부 노스캐롤라이나 주

살롯이라는 도시에서 살고 있습니다.

미국사람인 처와 슬하에 딸 세 명과 함께

미국에서 생활한지도 2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저에게는

궂은일 좋은 일이 많았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면서

별 어려움 없이 컸던 탓인지

철이 없고 자립심이 약했습니다.

특히 공부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졸업 후

부모님의 권유로 미국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급하게 간 유학이라서

모든 것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미국 생활이 정말 너무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부끄럽지만 저의 미국 대학교의 전공이 일어였습니다.

이유는 영어를 안 쓰고

쉽게 졸업을 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그렇지만 저의 생각과는 다르게

모든 책들이 영어로 되어서

영어를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경상도 사투리가

일본어 발음을 자연스럽게 해주었고

회화에서는 제가 현지인 보다

굉장히 잘 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공부에 재미가 들었습니다.

4학년 때는 우수 학생으로 몇 개월 동안

일본에서 인턴 생활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의 처를 만나

결혼을 하였습니다.

 

행복한 신혼 생활은 잠깐,

미국에서의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웠습니다.

나이에 비해 사회 경험도 부족하고

부모님 보호 아래서 자라온 저로써는

자신감도 없었고 앞이 깜깜했습니다.

게다가 영어도 못하고 기술도 제대로 없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처의 설득으로 미국 컴퓨터 가게에 취직했지만

5년 정도 일하다가 그만 두었습니다.

 

그러다가 물리 치료사, 마사지, 컴퓨터 수리,

네트워크 여러 분야에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내 인생 처음으로

나도 뭔가를 할 수 있구나 하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남의 도움 없이

제가 직접 결정했습니다.

여러 자격증 중에서도 마사지라는 직종이

저에게는 잘 맞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까지

10년째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부모님께 부끄러워서

차마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미국에서 대학교까지 나온 아들이

마사지나 하고 있다는 것이

정말 죄스럽고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컴퓨터 수리 가게에서도 일을 했었지만,

그나마 오래 못되어서 그만 두었습니다.

계속 반복 되는 직업에 대한 허탈감과 열등감이

누적되어서 대인관계까지 영향을 주고

심지어는 결혼생활까지 위태롭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어린 세 아이의 아빠라는

책임이 너무 무거웠고,

앞날에 대한 불확실성과

타 문화 부적응, 언어 소통 등등

여러 복합적인 문제가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 와중에도 갑상선 3기 암판정은

저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어떻게 해야 될지도 몰라서

하염없이 울기만 했습니다.

 

그때 저도 모르게 처가 다니는 교회에서 주최하는

불교명상 모임에 가게 되었고

어머님의 권유로 한국에 계신 큰스님과

여러 번의 화상 대화를 하면서

본래 체가 없는 라는 존재에

너무 집착 하고 있는

제 자신의 모습을 관찰하면서

내가 없는 이치를 조금씩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침, 저녁으로 제 나름대로

정말 간절하게 명상을 했었습니다.

그 후 부처님께 108배를 정중히 했습니다.

 

그때 저도 모르게 제 마음속에서

()자리에서 나온 것이니

나온 자리에서 해결해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인과라는 것을 조금 느꼈습니다.

모든 현상은 절대로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고

원인과 결과로 인해서 생겨나는 일이었습니다.

 

외국인 아내를 만나고

세 딸의 아빠, 미국 생활, 마사지, 그리고 …….

이 모든 것들이

내 마음으로 인해서 생겨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제 인생에 비춰지는 것일 뿐이고

여러 모양으로 행복, 고통으로

다가 온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은 인과의 긴 연속이기에,

그때그때 마다 항상 내면을 관찰하면서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에 마음에 흔들림이 없으면

다 제자리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후로 마사지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모든 것들이 잘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마음도 다시 건강해졌고,

모든 일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일을 할 때, 항상 손님 한분 한분들을

나의 가족을 부양할 수 있게 해주시는

소중한 분들이시고, 회사의 사장님도

고마운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작년부터는 손님들이 부쩍 저에게 많이 오십니다.

 

지금은 가정도 화목하고, 일에 대한 보람,

한국에 계신 가족과도 즐겁게 연락을 합니다.

그리고 특히 가까운 생활 속에서도 많은 것을 배웁니다.

 

처는 저와 종교적인 견해는 다르지만,

이렇게 인과법을 일상생활에 활용하니,

서로에게 화 낼 일이 적어졌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아주 특별한 분이 계십니다.

어머님께서 곁에 계시면서

특별한 도반으로서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국제통화를 해야 하니 자주 연락은 못 드리지만

지금도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이라도

법담을 나누는 도반으로 어머니와 대화를 하면서

미국에서 마음공부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부모님의 54 주년 결혼기념일입니다.

비록 서로의 습관이 달라

안 맞는 부분이 많으시지만

54년 동안 아버지께서 어머님을 일깨워주시는

큰 스승님의 역할을 잘 해주셨으니

아버지를 대하실 때

항상 고마워하시고 존경해 주시면 좋겠다고

얘기를 드렸더니 어머니께서는

저의 말을 잘 이해해 주셨고

그렇게 하겠노라고 하셨습니다.

 

지금까지 두서없이 적은 글이지만

멀리 미국에서도 발원재에 이렇게

제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새해를 맞이하여

항상 초심으로 돌아가서

모든 일에 겸손한 마음으로 하심하고

부모님께서 살아계시는 동안

많은 가르침을 받아서

자상한 남편, 다정한 아빠,

성실한 일꾼이 되기를 발원합니다.

 

그리고 큰스님과 부모님께

이렇게 저를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큰 은혜에

두 손 모아 감사의 합장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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