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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고 비우니 더 풍요로워지는 진리-서미순

  • 성담
  • 조회 4974
  • 2010.04.15 08:14

비우고 비우니 더 풍요로워지는 진리

성담 서미순

  

선원에서 청정생활 불사운동을 한다고 했을 때 사실 저는 이미 절약을 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청정가계부를 받아 점검을 하면서 줄일 부분을 체크하였습니다.

자동차세 연납을 하면 10% 절감이 된다는 것을 알아 연납을 하게 되었고, 집안에 있는 전원 플러그 뽑기, 일주일에 한번 세탁물 모아서 세탁하기, 압력 밥솥 대신 가스렌지에 밥을 하면서 전기 요금이 많이 줄었습니다. 

  

얼마 전 안경테가 거의 벗겨져 안경테를 다시 하러 갔다가 안경의 본질이 무언가 생각해보니 안경의 본질은 물체를 잘 보는 것인데 렌즈에는 문제가 없으니 안경테가 보기 싫어도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버지 생신에 친정에 가니 남동생이 안경테를 새로 했는데 작아서 얼굴을 너무 조인다며 새 안경테를 주어 렌즈만 제 안경에 있는 것으로 교체하였습니다.

  

아이들도 처음에는 반발을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이제는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설날이나 추석에 어른들께 받는 용돈으로 자신의 휴대폰 요금을 납부하고 있고, 친구들에 비해 용돈이 작다고 몇 번의 반발을 하였지만 각 가정의 살림살이에 맞춰 살아야한다고 하니 자신의 용돈이 부족하면 다른 방법을 찾아 해결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할아버지 할머니 댁을 더 자주 방문해서 용돈을 받게 되고, 할아버지 할머니는 다른 손주들은 고등학교 가면 오지 않는데 자주 온다고 칭찬까지 받으니 일석이조가 아닐까요? 

고등학생이 되면서 점심, 저녁에 학교 급식을 하니 급식비가 일인당 십만 원 정도 됩니다. 고등학교 교사인 남편의 식비도 비슷합니다. 그래서 우리 집 외식비가 한 달에 삼십 만원이라고 하니 눈이 휘둥그래졌습니다. 생전 외식이라고 하지 않는데 엄마가 그리 얘기하니 다시 되묻습니다. 그래서 한 달 급식비가 그리된다고 하니 세상에 급식비를 외식비로 얘기하는 사람은 엄마밖에 없을 거라며 웃었습니다. 가정의 식비는 줄일 수 있지만 급식비는 줄일 수가 없으니 급식이 맛없다고 투정부리지 말고 맛있게 감사한 마음으로 먹으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마음자리에서 새고 있는 부분은 없는가 다시 살펴보고, 챙겨보게 됩니다.

내 식으로 고정시켜놓고 이해안된다고 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해가 안 될 때마다 스님께서는 놓으라고 하시는데 정말 놓으니 상황이 보이고 상대가 보입니다. 

얼마 전 고등학교 입학하는 딸이 가방과 신발을 새로 사달라고 하였습니다. 중학교 때 사용하던 가방과 신발이 있는데 왜 새로 사야하냐고 물으니 오빠는 고등학교 입학할 때 사주어서 자기도 사야한다고 합니다. 오빠는 가방이 찢어져있었고, 신발은 여러 번 수선을 했는데도 더 이상 수선이 안 된다고 해서 사준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지금 있는 가방이 너무 작아서 조금 더 큰 가방이 필요하다고 하여 그러면 다른 보조가방을 하나 더 챙겨서 들고 다니면 된다고 하였습니다.

며칠 뒤 아빠가 사주셨다며 큰 가방을 들고 왔습니다. 엄마의 말을 듣지 못하는 딸이 야속하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자기는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책을 들고 다니며 공부를 해야겠다는 그 마음이 보였습니다. 또한 딸은 자신이 필요하면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 해보고 그것을 했을 때의 소중함을 알았을 것입니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하는 부분들을 다시 살펴보면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되고 그러면서 이해 안 되는 부분이 놓아지고 시비하는 마음들이 줄어들었습니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너무도 풍족해서 넘쳐나는 학용품, 음식들...

지난 겨울 어린이 수련회 때 한정된 돈을 주고 장을 봐서 음식을 만드는 수련회를 하였습니다. 시장에서 장을 보면서 학생들은 백원이라도 아낄려고 재료값을 깎고, 차비를 아낄려고 교통카드를 사용하고 덤을 주시면 너무 기뻐하였습니다. 엄마랑 같이 장을 보러 갔을 때는 엄마가 물건 값을 깎는 것이 창피했는데 막상 그 상황이 되니 자기도 깎게 되어 엄마를 이해하게 되었다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라면 피자, 라면 떡볶이, 라면 토스트등 한명 한명이 전체가 되어 음식을 만드는 것을 보면서 전체자리를 보는 것을 공부하였습니다. 누가 지시하지 않아도 각자 자신에게 적당한 일을 찾아 하며, 동생에게는 동생이 할 수 있는 일을 맡기고, 하지 않고 노는 친구를 나무라지 않고 기다렸다가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 정리를 부탁하니 즐겁게 요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맛있게 먹고 뒷정리를 하는데 남은 떡볶이를 버리는 것을 스님께서 보셨습니다. 하수구에 버려진 떡볶이를 가지고 오셔서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할지 회의를 하였습니다. 학생들에게 물질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떡볶이는 다시 양념을 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저를 돌아보았습니다. 사기전에는 몇 번을 고민하고 인터넷 사이트 최저가격을 찾아 사놓고 안 쓰는 물건도 있고, 싸다고 대량으로 사서 상하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 재료들도 있었습니다. 도저히 상해서 못 먹는 음식은 버리지만 유통기한이 지나도 괜찮은 음식은 먹었습니다. 예전에 친정엄마께서는 밥이 상하면 물에 여러 번 헹구어 드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제는 냉장고를 채우기보다는 비우는 습관이 생겼고, 그리하게 되니 자동적으로 전기세도 줄어들었습니다. 

  

작년 가계부를 정리하면서 올 한해는 카드 사용요금을 더 줄여야겠다고 생각하고, 될 수 있으면 카드 사용을 줄이고 현금사용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사실 카드는 편리한 점도 있지만 한 달 뒤 저의 한숨을 보태는 물건입니다. 당장 현금이 없더라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낭비의 주범이 됩니다. 얼마 전 소파를 사고 싶어 다니다가 그곳은 도매점이라서 현금만 주고 구매를 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일반 소매점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아까워서 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카드사용이 된다고 했으면 그 가격보다 훨씬 더 비싸도 무이자 할부를 이용해서 구매했을 것입니다. 요즘은 귀찮더라도 은행에 가서 필요한 만큼의 현금을 인출해서 사용합니다. 연말정산 때문에 카드 사용을 주로 했었는데 이제는 현금영수증이 세금 혜택도 더 많아 아이들에게도 물건 구입 후 현금영수증을 챙기도록 권유를 하고 있습니다. 

과소비가 욕심에서 비롯되듯이 자신의 용량이 얼마인지 모르고 욕심만 부리고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줄일 것이 없다고 여겼는데 살펴보니 줄일 것이 많이 있었던 것처럼, 내가 할 수 없다고 하지 않고 살펴보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내안에 보물창고가 있는데 그 보물을 끄집어내서 쓰지 않아서 보물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살아갈 뿐입니다.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은 한정되어있지만 자신의 역량은 무한대이니까요. 서두르지 않고 한 단계 한 단계 내안의 다이아몬드 원석을 갈고 닦아가는 것이 우리들의 청정생활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말 줄일 수 없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선원을 오가는 차비입니다. 이 부분은 제 용돈의 전부를 쓰고 있지만 저에게 에너지를 주는 원동력이며 제가 살아가는 버팀목이 되는 공부를 하기에 줄일 수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여가 선용이나 운동을 하는데 투자하는 학원비를 저는 선원공부를 하는 차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선원에 오는 학원비를 통해 다른 부분에서 새어나가고 있던 물질과 정신을 줄이고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청정생활을 하여 줄인 돈은 매달 선원 불사금으로 내고, 아이들이 설에 받은 세배돈을 휴대폰 요금으로 주면 아이들 이름으로 불사금을 내고, 어머님 예수재도 모시고, 조상님 천도재도 모셨습니다. 이 공부를 하지 않았더라면 새어나가는 부분도 모르고 살아갔을 텐데... 물질적인 부분이 청정해지면서 생활습관 또한 자동적으로 청정하게 돌아갑니다. 올해는 수업이 줄어 수입도 줄었습니다. 수입이 줄어서 불사금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올해는 더 청정생활을 실천하며 줄이고 줄여서 비우니 풍요로워지는 진리를 알아갈 것입니다. 앞으로 물질적인 풍요와 더불어 정신적인 풍요가 이루어지는 청정실천 불사를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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