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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육조단경 법회를 회향하면서

그동안 스님께 진리에 대해 배우면서 하나씩 알아가고 달라져가는 스스로를 보면서 많은 환희심도 생겼고 막연한 두려움도 사라지고 내면에 힘이 생겼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상'이 생겼습니다. '안다는 상'
물론 그런 '상'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지냈습니다.
어떤 기준도 가지지 말고 무엇도 고정시키지 말고 무엇도 잡지도 말고 모든 상을 떠나라고 그렇게 말씀을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몰랐습니다.
얼마나 많은 상을 가지고 얼마나 많은 시비를 하고 어떻게 스스로 갇혀 있었는지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이번 금강경 특별법회, 육조단경 특별법회를 들으면서 가슴에 크게 와서 박히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1. 깨닫기 전에는 옳은 것도 옳은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면 그건 공부 안한 것이다.
2. 눈뜨고 삼년 자라.
3. 자생중생이다. 모든 생명은 본래 부처이다.
 
첫번째 와닿은 그 말씀을 듣고보니 그동안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시비를 하면서도 시비라고 생각치 않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스로 시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은 그나마 시비를 떠나려고 노력이라도 했지만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여과없이 시비를 했습니다.
그 것은 시비를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이 것이 시비하는 것인지 시비하지 않는 것인지를 가지고 벌써 시비를 시작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첫단추가 잘못 꿰어지면 줄줄이 잘못 꿰어질 수 밖에 없듯이 진리를 행으로써 알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습득하듯이 머리로 헤아려 이해하려고 하였던 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진심으로 진리를 공부하려고 한다면 오로지 중심에 큰 법(목적지)을 세워두고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맞는지 틀리는지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 따지지 말고 그대로 그냥 행하고 법(목적지)에 맞추어 가야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어리석음으로 헛바퀴를 돌렸더라도, 그렇게라도 하려고 노력을 함으로인해 지금에 이르렀으니 그 또한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두번째 와닿은 그 말씀도 또한 첫번째 말씀과 다르지 않겠으나 보다더 확고히 어떻게 행해야하는지를 알게 해주신 말씀이었습니다.
 
세번째 와닿은 말씀은 비로소 모든 것을 어떤 걱정도 할 필요없이 그냥 놓고 목적지를 향해 법에 의지해 스스로 걸어가야(법등명 자등명) 겠다는 확신이 드는 말씀이었습니다.
본래 부처였으나 스스로 미해져서 중생이되었으니 스승님께서 알려주시는 그 법에 의지하여 그렇게 스스로 해야겠습니다.
본래 모든 생명이 부처이거늘, 현재의 보이는 모습은 어떠한 것도 그 순간의 나툼일 뿐이며 역할일 뿐이며 부처님의 모습이기에 높고 낮고, 좋고 나쁘고, 선하고 악하고, 크고 작고 하는 것이 아무런 상관이 없기에 본래 청정하여 시비를 가릴 것도 어느 것을 잡을 것도 없었습니다.
 
본래 청정하고 완전하여(청정법신불) 무엇으로든 나툴 수 있기에(천백억화신불) 끝간데없이 행할 수 있는(원만보신불) 것이 '참나'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 생각들이 일어나고 나니 그동안 끊임없이 시비하던 일들이 첫단추를 잘 끼우듯이 애초에 시비가 시작되지 않는 경우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그럴 수도 있겠다' '아 그렇겠네요' 라는 생각, 말들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전과는 다른 견해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일체 모든 것은 고정됨이 없이 변하기 때문에 무엇도 이 것이다, 저 것이다 하고 고정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정확히 중심에 목적지(둘이 아니다, '내'가 죽어야 한다. 시비하지 말라)를 세워두고 뒤돌아보지 말고 그대로 가야한다는 확신이 생겼고 그렇게 가려 합니다.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는 스님의 크신 은혜에 깊이 깊이 감사드립니다.
 
나무 자성본래불
나무 자성본래불
나무 시아본사 자성본래불
 
현원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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