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각경 특별 정진 법회를 마치고...
생각
김 정희
도깨비 방망이가 있다고 한다.
그것이 나라고 한다.
나가 너라고 한다. 나도 너도 없다고 한다.
일체가 하나라 한다. 하나도 없다고 한다.
허공 꽃 짊어지고 벼랑 끝에 선다.
꿈이라한다 내디디라 한다.
죽어야 산다한다
어릴 적 꿈속에서 달아나려 아무리 뛰어도
발이 땅에 붙어 제자리더니
역시 이 또한 꿈이 맞는가 보다.
한 자욱이 천근인지 내디뎌 지지 않는다.
꿈속까지 찾아와 일러주는 눈물겨운 소식에
허공중에 허망한 벽돌 3장 쌓아놓는다.
벽돌 3장위에서 먼저 뛰어보고 10장 20장 또 뛰어보고
천길 벼랑이나 벽돌 1장이나
바로 그 자리란 걸 알게 되는 날
뛰어 내려야한다고 하는 나조차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날
그 또한 꿈인지 알아볼 일이다.
문득 모든 아우성과 움직임이 그저 아지랑이처럼 보이는
변사 없는 무성영화를 떠 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