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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후 다시 태어나

교통사고 후 다시 태어나

 
 

                                                                                                    여심회   매등 강성금
 

  순간의 방심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고 9개월간의 병원생활을 하는 동안 겪었던 체험을 소개하려 합니다.
  
  저는 직원 한명과 같이 보험회사에 봉사품 납품을 하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작년(2006년) 4월 5일도 아침 일찍 포항으로 가는 날이어서 오전에 포항에서 영업하고 오후 2시경 경주로 가는 도중에 기사가 잠깐 졸음운전을 하는 바람에 앞서 가는 7톤 지게차와 추돌하였습니다. 추돌 직후 저는 정신을 잃었고, 경주 동국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해서야 잠깐 정신이 들었습니다. 옆을 보니 기사는 다친 곳이 별로 없이 괜찮아 보이는데 저는 하반신 쪽에 느낌이 거의 없었고 다시 의식을 잃어버렸습니다. 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중환자실에서 응급처치 수술을 받고 난 7시간 후였습니다. 아랫도리는 마치 큰 바윗돌이 짓누르는 듯한 통증이 밀려들어와 아픈 고통에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몸에는 피가 하나도 남김없이 다 빠져 나갔다고 하였습니다. 오른 다리, 왼 다리, 오른 무릎, 왼 팔이 잘게 잘게 부러지거나 부서졌고, 사고 당시 혀를 깨물어 10바늘을 꿰매는 수술을 하였습니다. 나중에 보험관계자와 폐차관계자들을 통해, 살아난 것도 기적이라는 말을 전해들을 만큼 사고의 피해는 엄청났습니다.
 

  4월 6일 부터 본격적인 수술을 통해 오른쪽 다리에 철심과 외고정장치를, 4일 후에는 왼쪽다리와 오른 팔 수술을 하였습니다.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 저는 본성자리인 자성불에 모든 것을 맡겼습니다. 밤낮으로 통증이 심하여 진통제가 아니면 수면을 못 취할 상태에서도 자성불 생각을 하며 '그대가 한 일이니 그대가 해결하라'라며 관하고 자성불에 매달렸습니다. 그러던 중 '자기가 자기를 죽게하는 법은 없다'고 말씀하신 큰스님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자성불을 믿고 맡겨놓으며 끝까지 지켜보겠노라고 마음먹었습니다.
 

  피를 워낙 많이 흘린 탓에 며칠 동안 생사의 고비를 넘나드느라 가족, 친지들의 걱정이 컸습니다. 다행히 위험한 고비는 자성불 덕에 넘긴 후, 병원을 집과 가까운 경북대학병원으로 옮겼습니다. 무릎과 발등에 뼈가 드러나 있어서 골수염이 우려된다고 해서 바로 수술을 하였습니다. 피부이식도 여러 번 해야 한다는데 한 번에 잘 되게 하라고 본성자리에 맡겼습니다. 놀랍게도 피부이식수술은 100% 잘 되었습니다. 교수님들도 놀랐습니다. 저는 '자성불을 철석같이 믿고 당신에게서 나온 것이니 당신이 알아서 하라'고 하신 큰스님 말씀의 뜻을 비로소 조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병원 측에서 세균 감염 때문에 외고정장치(다리 외부에서 쇠를 박아 뼈를 고정시키는 장치)를 떼어내고 내고정(다리 속에 쇠를 넣어 뼈를 고정시키는 것) 수술을 한다고 하였는데 저는 저의 힘으로 수술을 하지 않고 외고정장치를 빼어내게 관하고 맡기는 공부를 매달리다 시피 하였습니다. 그럴 때 친구(춘재보살)에게 전화를 하였더니 대해스님께서 경산에 계신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스님과 연락이 닿게 되었습니다. 저의 사정 얘기를 들으신 스님께서 몸소 병원에 오셨습니다. 바쁘신 가운데서도 친히 병원에 찾아와 주셔서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몰랐습니다. 스님께서 병실에 오셔서 제 옆에 앉아계시는 동안 스님께서 보이지 않게 상처를 치료해주고 계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자 상처도 마음도 한결 좋아지는 느낌이 들면서 너무나 감사한 마음에 눈물이 나왔습니다. 스님께서 다녀가신 후에 의사선생님께서 검사를 하시더니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했습니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스님 덕분에 뼈 속에 심을 박는 내고정 수술을 하지 않고 오른쪽 다리의 외고정 장치를 떼어낼 수 있었습니다. 스님께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몰랐습니다. 또한 춘재보살님과 도반들이 병실에 오셔서 저에게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약해지는 마음을 버티게 하고 휠체어를 탈 수 있는 희망을 생기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입원 중에 또 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친정아버님께서 갑자기 돌아가시고, 또 저의 왼쪽 다리뼈가 붙지 않아서 옆구리 뼈를 떼어내어 다리에 이식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연로하신(84세) 친정아버님이 옆에 계셨습니다. 친정 모친이 돌아가신 뒤 2년 넘게 제가 돌봐 드렸는데 큰 딸인 제가 다쳐서 충격이 크셨던 모양입니다. 더구나 저 때문에 노구를 이끌고 병원에 매일 출근을 하시다 시피 하셨으니 많이 힘드셨겠지요. 저에게는 아이들이 삼남매가 있지만 다 서울에 있어서 매일 올수가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주말마다 교대로 오곤 하였지만 처사와 친정아버님이 생활에 많은 불편을 겪게 되었고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 보였습니다. 그 때마다 병원비, 간병비, 제가 장애인이 된다는 모든 것을 걱정하지 말라고 오히려 가족들과 주위 분들을 안심시켰습니다. 저는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자성불에 맡겨보니 다 해결이 된다는 것을 체험적으로 경험한 터라 믿음으로 자성불에 믿고 맡기면서, 이렇게 몸이 부서져도 얼굴과 뇌, 척추를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부처님께 감사했습니다. 6개월간의 병원생활이 저에게는 수행이었습니다. 그런 속에서 재활치료를 하면서 걸음마를 배우고 하루하루가 좋아져서 다른 병원(보훈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친정아버님이 독립운동을 하셨기 때문에 국가유공자 가족으로 보훈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10월14일 남편과 함께 친정아버님이 같이 오셨기에 건강검진을 해보라 했는데 아버님께서 폐렴이라 하여 같은 보훈병원에 입원을 하시게 되었습니다. 그랬는데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어서 23일 만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불효한 여식 때문에 가신 것 같아 애통한 마음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병원에서 상주가 되어서 장례를 치르고 돌아오니 다치기 전에 하던 일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면서 돈은 12월까지 나눠서 내라 했는데 돈은 한 푼도 내놓지 않고 거래처 장부만 갖다 두고 수금은 일부 해가져 갔습니다. 손해가 막대하게 컸습니다. 저로서는 업자를 어서 찾아 인수인계를 해야 하는데 걱정이 되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훈병원 과장님께서 X레이 검사 결과 왼쪽 다리뼈가 붙지 않아서 옆구리 뼈를 떼어서 다리에 붙이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수술 날을 정하자고 하였습니다. 감당하기 힘든 시련이 몰려왔습니다. 옆구리 뼈를 떼어내어 다리에 붙이는 수술이 간단한 수술일리도 없고 수술이 잘 될 거라는 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참담하기만 했습니다. 수술을 받고 나서 겪게 되는 힘든 고통뿐만 아니라 만에 하나 수술이 잘 못되었을 때는 어떤 상황이 오게 될 것인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힘겨운 상황이었습니다. '나에게 왜 이렇게 힘든 시련이 오는 것일까? 무엇을 가르치려고? 그래, 이것도 내 몫이면 내가 겪어야지. 너만이 나를 이끌고 갈 수 있어. 너만이 낮게 할 수 있어!' 속으로 수 없이 되 뇌이며  본성자리에 매달렸습니다.
 

  그러다 스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12월24일 일요일 저녁에 오셨습니다. 저에게 그 간의 사정 이야기를 다 들으시고 나서, 환자가 다른데 신경을 쓰니 뼈가 붙지 않는다고 꾸짖으셨습니다. 일체를 다 놓으라는 가르침을 주시고서 제 옆에 한동안 앉아계셨습니다. 스님께서 앉아계시는 동안 상처 부위가 뭉클하면서 시원한 느낌이 왔습니다. 스님께서 법력으로 뼈를 붙이고 계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 이제는 걱정 안 해도 되겠구나!' 스님께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참 후에 스님께서 일어서시면서 "경과를 한 번 지켜봅시다. 일단 사진을 찍어보시기 바랍니다."고 하셨습니다. 스님께서 가시고 밤에 꿈을 꾸었는데, 수술한 자리에 실밥을 뽑는데 따갑지도 않고 시원하게 다 뽑는 것이었습니다. 깨어보니 꿈이었습니다. 스님께서 다녀가신 이틀 후인 26일 날 경북대학병원에 가서 X레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검사 결과 뼈가 다 붙어서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이런 걸 두고 기적이라고 하는 걸까요? 그 때의 감사함은 말로 다 할 수 없었습니다. 이 기쁜 소식을 제일 먼저 대해사에 알리고 가족들한테도 전화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던 납품업도 스님께서 다녀가신 후 바로 업자가 나타나서 인수인계를 하였습니다. 수술도 하지 않게 되었고 일도 원만히 해결되었으니 모든 것이 스님의 크신 가피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병원에 있는 동안 스님께서 세 번을 다녀가셨는데 그 때마다 경과가 워낙 좋아서 의사 선생님들의 예상보다 회복 속도가 훨씬 빨랐습니다. 총 일곱 번의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네 번의 수술로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수술 할 때마다 마취 후유증으로 너무 힘들었는데 다행히 일곱 번의 수술을 다 받지 않고 네 번으로 끝내고 퇴원할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이 모든 것이 자성불의 보살핌과 스님의 크신 은혜 덕분이라 생각하오며 갚을 길 없는 스님의 은혜에 삼가 감사의 삼배 올립니다.
 

  저는 사고 당시 죽었다고 생각합니다. 정해년에는 새로 태어나서 신년 촛불재에서 '올 한해 자성불을 철석같이 믿고 모든 것을 맡기면서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도록 정진하는 한해가 되어 지이다.' 하며 발원하였습니다. 세웠던 원을 실천하도록 노력할 것을 부처님 전에 다짐하오며, 끝으로 끝없는 자비심으로 저를 이 마음공부의 길로 이끌어 주신 선원장스님과 대해사국제선원의 춘재보살님과 도반 여러분들께 감사 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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