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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위
  • 조회 8240
  • 2006.09.21 16:49
대부분의 가정에서 추석 즈음이면 풀을 내리러 갑니다. 보통 벌초라고도 칭하지요.

 

저희 집에서는 8대조상님 묘까지 풀을 내려왔습니다.

저의 형제는 삼형제인데, 아버님은 독자셔서 50여년을 홀로 풀을 다 내려오셨습니다.

아버님께서 하신 것에 비하면 저희 삼형제야 수월하다고 할 수 있지만,

요즘 세상이 워낙 바쁘게 돌아가다 보니 아버님께서 하셨던 그대로 하기가 아버님 보시기에는 다소 힘들어 보였나 봅니다.

 

그래서 아버님께 4대 조상님까지만 벌초를 하고, 그 윗대 조상님들은 조매를 하는게 어떻겠냐고 가족회의를 소집하였었습니다.

 

그래서 회의를 하여 저희 형제에게 5대 조상님까지 벌초를 하기로 결정하였고,

그 윗대 조상님들께는 이제 더이상 풀을 내리지 않겠다고 고하는 것은 천도재를 지내는 것으로 결정하고, 그 다음날 꿈을 꾸었습니다.

 

밤이, 겉껍질을 까고, 속 껍질은 까지 않은 밤이 여럿 보이는데, 그 밤이 다 썩었고 그 밤에서 애벌레와 성충 벌레들이 꼬물 꼬물, 꼼지락 거리며 막 기어나왔습니다.

그 것을 보고 아무런 느낌, 감정도 올라오지 않았는데, 제가 날카로운 철판같은 것을 들고 애벌레, 벌레들을 모두 동강 동강 짜르더군요.

그러면서도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없고 그냥..  그런 행위를 하다가 꿈을 깼습니다.

 

무슨 꿈인가.. 하고 생각을 하다가 스님께 여쭤봤습니다.

 

밤은 씨앗을 , 종의 씨앗, 종자를 뜻하는 것이고,

그 종자가 다 썩어서(물질은 다 흩어지고) 벌레로 화한 것인데 그 벌레도 '뜻'이다.

그 벌레들을 짜르는 것은 그 것을 끊고 다른 것으로 화하도록 하는 것이다.

 

고 하셨습니다.

 

천도재를 통해 조상님들께서 밝게 깨어나실 수 있는 과정을 꿈으로 보여줬습니다.

 

이제 조상님들께서 훨훨 털고 가실 수 있도록 천도재 날을 잡아야겠습니다. ^^

 

성불하십시오

 

천위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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