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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의 급성 임파선 결핵, 수술 않고 완치하다

딸아이의 급성 임파선 결핵, 수술 않고 완치하다

 
 
                                                                     여여회   공용 손필순
 
 
 
  지금부터 약 7년 전에 제 딸아이인 경아가 심하게 아팠던 적이 있습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던 힘든 상황에서 현재 대해사국제선원의 선원장 스님이신 대해스님의 가피로 딸아이의 병도 나았을 뿐만 아니라 그 사건을 계기로 건성으로 절에 다니던 제가 본격적으로 불법(佛法)공부를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열심히 다니지는 않았지만 선원에 나가고 있었고 대해스님께서는 저희 담당법사스님이셨습니다. 그 때 제 딸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이었는데 어느 날 부터인가 딸아이의 왼쪽 목에 혹이 생기고 열이 심하여 경산에 있는 경상병원에 입원을 시켰습니다. 목의 혹이 어찌나 컸던지 주먹만 한 혹의 무게 때문에 머리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어린 딸의 고통을 대신 해 줄 수도 없고 엄마로서 어떻게 해줄 방법이 없으니 애처로운 마음만 가득할 뿐 의사선생님의 손에 맡기고 낫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입원을 하여 일주일 동안 열심히 치료를 하였는데도 아무런 차도가 없었습니다. 병원 측에서 수술을 하기 위해 정밀검사를 한 결과 급성 임파선 결핵이라는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임파선에 혹이 줄어들지 않으므로 급하게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수술을 해도  만약 수술을 하지 않으면 내부에서 혹이 터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결핵이 임파선을 타고 온 몸에 번지게 되어 생명이 위험하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린 아이에게 왜 이렇게 가혹한 시련이 오는가?' '만약 수술이 잘 못되면 어떡하나?' '수술을 해도 평생 약을 먹으며 살아야 한다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등등 온갖 생각들이 교차하면서 말할 수 없는 두려움과 불안한 마음이 밀려왔습니다. 그러나 수술을 하지 않으면 딸아이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상황에서 더 이상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당장 대구 경북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기로 했습니다.
 

  수술을 받기 전에 부처님 전에 약값이라도 올려야겠다는 생각에 경북대 병원으로 가는 도중에 남편에게 "수술 하고나면 장기간 병원에 누워있어야 하니까 잠깐 목욕이라도 시켜서 갈께요. 당신은 먼저 가서 수속 밟아 놓으세요." 하고는 차에서 내려 딸을 데리고 곧바로 선원으로 갔습니다. 절에 도착하니 스님께서는 신행회 법회중이셨습니다. 법회중인데도 불구하고 저는 어떠한 생각도 할 겨를도 없이 딸을 살려야겠다는 다급한 마음에 스님께 "딸이 아파서 많이 위급하니 마음 좀 내주세요."하며 청을 올렸습니다. 스님께서는 불안한 마음으로 떨고 있는 저희 모녀의 마음을 안정시키시고는 딸에게 물으셨습니다. "숙녀가 목에 수술자국이 있으면 보기 흉할 텐데 수술하지 말고 부처님 법으로 공부해보지 않겠니?" 하셨습니다. 딸은 수술 안 해도 된다는 말에 "예!" 하고 선뜻 대답 했습니다만 엄마인 저는 두려움과 불안한 마음에 온통 마음이 들쑥날쑥 하며 어찌할 바를 몰라 안절부절 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많은 도반들도 스님 말씀대로 하라고 했지만 저는 선뜻 그렇게 할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제 딸이 아니었으면 저도 "그렇게 해봐." 하고 쉽게 말했을지 모르겠지만 막상 제 자식 문제이다 보니 도저히 그럴 용기가 생기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남편으로부터는 병원으로 왜 오지 않느냐고 노발대발 하며 전화가 빗발쳤습니다. 수속이 다 끝나서 환자 이름은 계속 부르는데 오지는 않고 절에 있다고 하니 화가 머리끝까지 났겠지요. 상담 중에도 전화가 수십 통이 왔으나 저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불안한 상태에서 어정쩡하게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수술을 안 해도 낫는 도리가 있는데 왜 여자아이를 목에 흉터가 생기게 하고 평생 약을 먹게 하려고 하느냐'고 하시면서 설득을 하셨습니다. 불안해하는 저에게  많은 말씀을 해주시면서 설득을 하시다가 경북대 병원의 임파선 수술 담당 과장님을 전화로 연결시켜 주셨습니다. 저는 그 분을 한 번도 뵌 적은 없었습니다만 당시 그 의사선생님도 스님께 와서 마음공부를 배우고 있었다고 합니다. 제가 그 선생님께 "자성불에 믿고 맡기면 되지 않을까요?" 했더니 그 선생님조차도 "보살님, 그건 그렇게 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마음도리로 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그건 그럴 일이 아닙니다. 지금 수술 안하면 당장 생명이 위험합니다. 반드시 수술해야 합니다." 라고 하면서 당장 수술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했습니다. 마음속에 불안한 마음과 갈등이 일어나 어찌 해야 할 바를 몰랐습니다. 사실 지금은 스님의 원력으로 병원에서 포기한 불치병이 낫거나 신도님들의 여러 가지 우환과 액난이 해결된 사례들이 무수히 많이 있었음을 알고 있지만 당시에는 스님께서 그런 일들을 드러나지 않도록 숨기고 계셨으므로 그 때는 스님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런 상황에서 스님을 백퍼센트 믿고 그대로 따르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흘러 결국 병원의 진료시간도 끝이 나버렸습니다. 남편은 절대로 절에 올 사람이 아니었지만, 남편에게 "절에 오시면 저녁에 스님께서 담당 의사선생님을 불러서 면담시켜주신답니다." 하고 설득을 하여 선원으로 오게 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절 바깥에서 나오라고 소리 지르고 난리 쳤을 테지요. 결국 어쩔 수 없이 남편도 선원으로 왔습니다. 스님께서는 무지한 저희들에게 "부처님 자리에 모든 걸 맡기고 지켜보세요." 하시면서, 병이 나는 이유와 병이 낫는 원리에 대해서 장시간 동안 자상한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스님의 말씀을 듣고 있던 중에 어느 순간 저의 마음이 스님의 마음자리와 합해 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순간 '아, 맞다! 스님께 모든 걸 믿고 맡겨버리면 될 것을 내가 왜 들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토록 불안했던 마음이 잠잠해졌습니다. 그 순간부터 스님을 믿고 모든 걸 맡기기로 작정했습니다. 그토록 불안했던 마음과 갈등도 사라졌습니다. 저는 남편도 계속 설득하여 결국 동의를 받아내었습니다.
 

  시간은 저녁 9시가 훌쩍 넘어 스님의 일과도 조금 조용해졌습니다. 스님께서는 "경아야, 스님하고 얘기 좀 할까?" 하시며 딸아이를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셨습니다. 한참 후에 다시 데리고 나오시는데 딸아이의 모습이 무척 편안해 보였습니다. 스님께서 두어 번 더 데리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3일이 지나니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기적이 눈앞에서 벌어졌습니다. 병원에서 그토록 치료를 해도 아무런 반응도 없었던 그 큰 혹이 몰라볼 정도로 작아져 버렸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아직 조금 남아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스님께서 '자성불에 믿고 맡겨 버리고 더 이상 병에 관심을 갖지 말라'고 하셨기 때문에 혹이 어떻게 되었는지 관심을 놓아버렸습니다. 그러자 며칠 지나는 동안 진짜 언제 없어져 버렸는지도 모르게 완전히 나아버렸습니다. 참으로 기적 같은 일이었습니다.
 

  그 사건이 있은 몇 일후 송년법회에서 제 딸아이가 체험담을 발표했습니다.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했지만 차도가 전혀 없었는데 약하나 먹지 않고서 다 낫게 되었다고 하면서 "목에 이렇게 하나도 없어졌어요." 했습니다. 불과 며칠 전에 그 어린 아이가 목에 주먹만 한 혹을 달고 왔던 모습을 많은 도반들이 보았기 때문에 그 체험담을 들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감격하여 울었습니다. 그 체험담은 당시 선원 회보에 실리기도 했으나 스님께서 그런 일들을 드러내지 않으시던 시절이라 스님과 관련된 일은 일체 언급할 수 없었습니다. 모두 경아의 힘만으로 해결된 것으로 할 수 밖에 없었지요. 아무튼 그 사건으로 경아는 선원에서 유명해져서 몇 년 동안 못 만난 도반들도 저를 만나면 꼭 경아의 안부를 묻곤 합니다.
 

  그 일로 스님께 언제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게 되었습니다만, 저는 늘 고맙다는 생각 뿐 해가 바뀌고 신년이 되어도 스님께 물질적 인사를 못 드려 "스님! 죄송합니다." 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내가 언제 돈을 달라고 했어요? 공부나 열심히 하세요." 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씀이 용기가 되어 열심히 다니며 공부했습니다.
 

경아는 그 이후 어린이 법회에서 스님께서 이끌어 주신 덕분에 지금까지 잘 성장했습니다. 사실 경아는 그 당시 고집도 세고 자기위주의 행동만 하는 문제아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경아 위에 오빠가 있지만 터울 차이가 많이 나고 늦게 본 딸이라 귀하게 키우다 보니 누구도 꺾을 수 없는 고집과,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성격의 아이가 되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정적으로 문제를 인식하게 된 건, 경아가 친구들한테 돈으로 환심을 사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부터였습니다. 엄마 아빠한테서 뿐만 아니라 친척들한테서 용돈도 많이 받고 하다 보니 언제나 주머니 사정이 좋았던 것입니다. 친구들을 데리고 가게에 가서 친구들이 좋아하는 것을 죽 사주고 친구들이 자기와 계속 놀아주기를 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다고 친구들이 계속 놀아줄 리도 없었겠지요. 아무튼 그런 사실을 알고 나서 저는 큰 충격을 받고 '이거 큰 일 났구나. 내가 아이를 잘 못 키웠구나. 이일을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이 들며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이미 경아의 성격은 엄마가 다루기에는 너무나 벅찬 상태가 되어있었습니다. 스님께 맡기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고 판단한 저는 그 때 부터 열일을 제쳐두고 아이를 데리고 선원으로 다녔습니다. 어린이 법회에 데리고 갈 때마다 싫다고 고집을 부리는 딸아이와 차안에서 싸워야 했지만 방법이 없었습니다. 법회시간에 늦을세라 주먹밥을 해가지고 학교 끝나는 시간에 기다렸다가 아이를 태우고 무조건 선원으로 달려갔습니다. 다행히 당시 어린이 법사스님도 대해스님이셨는데 스님께서 잘 이끌어 주신 덕분에 결국 경아의 성격도 완전히 바뀌게 되었고 저도 그 덕분에 더욱 열심히 선원에 다니며 공부하게 되었지요.
 

  신도 분들의 자제들 중 스님을 거쳐 간 아이들은 나중에 어디서나 남다르고 특별한 인재로 성장했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듣게 되는데, 이는 중생들을 이끌어 주시는 스님의 지혜와 방편이 너무나 자재하시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튼 스님께서 이끌어 주신 덕분에 경아는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고 중3이 된 지금도 학생회 법회에 열심히 나가고 있습니다. 선생님들께서 말씀하시기를 생각이 깊고, 항상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서 남다르다고 하더군요. 이 모든 것이 스님께서 이끌어 주신 덕분입니다.
 

  수년간을 스님께 가르침을 받으며 공부해오면서 한결같이 느낀 것은, 스님께서는 오로지 중생들을 가르치고 교화하시는 일 외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으시다는 것입니다. 자나 깨나 무지한 저희들을 가르치시느라 일신을 돌보지 않으셨습니다. 그 당시 자모회 모임을 하면 보통 아침 9시 부터 시작을 해서 점심도 굶고 오후 두세시나 되어야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스님의 열정은 지치는 법도 없고 쉬는 법도 없었습니다. 공양시간도 훌쩍 넘긴 채 스님도 굶으시고 신도들도 같이 쫄쫄 굶으며 법회를 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시간이 참으로 행복하고 좋았습니다.
 

  그런 스님께서 대구를 떠나시고 머나먼 아르헨티나로 가시게 되었을 때 저 뿐만 아니라 도반들 모두 얼마나 참담하고 비통했는지 모릅니다. 그 때 부터 저는 선원에 나가지 않고 방황을 하면서 집 근처의 작은 절에 다녔습니다. 그 절에 다니면서 그 곳 스님께서 '나'라는 상을 세우시는 모습이 보일 때마다 늘 '대'자 '해'자 스님 생각에 밤하늘의 별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르헨티나에도 저 별은 떠 있겠지. '별아, 우리 스님, 대해스님 마음과 내 마음이 하나로 이어지게 해다오.' 하며 스님생각에 밤하늘을 많이도 올려 보았습니다. 그 마음이 통했는지 스님께서 이렇게 경산에 오시게 되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지금은 스님을 가까이서 모시고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게 되었고 나름대로 실천을 해보면서 조금씩 맛을 보고 가게 되어 나날이 감사함과 보람을 느끼며 삽니다. 예전엔 말로만 관하고 바깥으로만 찾았으나 지금은 안팎의 경계를 둘로 보지 않고 일체를 공(空) 자리에 되놓으며 묻고 답하며 실천해나가다 보니 마음도 편안하고 가정도 화목해졌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면도 잘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또한 주변의 도반들 모습을 보아도 모두 하루하루 밝고 씩씩하게 변해가는 모습이 뚜렷합니다. 이 모두가 스님께서 무한한 자비심과 지혜로써 저희들을 이끌어주신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대해스님과 대해사를 만난 것이 저희들 가정을 위해 부처님자리에서 경산에 나투신 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가슴 깊이 둘 아닌 도리를 알게 하여 맛을 보며 살아가게 해 주시어 고맙습니다. 불법(佛法)을 만나 세상의 이치를 알게 하여 살아감에 감사할 줄 알게 해 주시어 고맙습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이법을 만나지 않았다면 원망하는 마음으로 살았을 저희에게 원망 아닌 감사함을 알게 해주신 대해스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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