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나 행복하다!
유적묵
경산으로 이사 오면서부터 제 마음속에서는 늘 “행복해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았습니다.
문구점을 시작하면서 지금 주변 환경이 내가 원하지 않는 삶이라는 생각이 들고,
시간이 지날수록 창살 없는 감옥에 갇혀 사는 답답함이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니 점점 무기력증에 빠지고 마음에서는 갈등이 계속 일어나고
사는 게 재미가 없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서 늘 우울하고 즐겁지가 않았습니다.
아침 6시 30분부터 저녁9시까지 거의 14시간씩 하루 종일 가게 안에서 시달리다 보니
스트레스만 쌓였습니다. 일이 끝나면 운동을 하려고 해도 몸이 안 따라줘서
그냥 지쳐서 자고 그 다음날 일어나 가게 문을 여는 것을 반복하다 보니
몸이 안 좋아지고 마음도 점점 무거워졌습니다.
문구점은 처음 해보는 일이라 물건 종류, 가격도 다 외워야 하고 새로운 것을 신경 써서 갖추어 놓아야하고,
장난감도 불량나면 고쳐줘야 하고, 사용법까지 터득해야 하니 모든 게 낯설고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경산에 와서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이 더 들고 사는 게 힘이 들었습니다.
그럴 때면 비교하는 마음이 생겨 남편 잘 만나 여행 다니고 집에 놀면서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즐겁게 사는 친구가 부럽고 질투심도 생겼습니다.
저는 인생에 손해만 보고 사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마음이 일어날 때마다
마음공부를 잘 하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더욱 실망스러워 또 괴로웠습니다.
그런 중에도 마음공부의 중요성을 알기에 법회는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우리집 문구점의 아이들은 가만히 보면 참 재미있게 놉니다.
자기가 노는 일에 빠져 있는 모습이 참 아름답게 보일 때도 있습니다.
항상 생기가 있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해맑게 삽니다.
그런 아이들을 볼 때면 “저런 마음이 어디서 나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절에서 배운 108생명법 중에 관찰성을 활용해 보았습니다.
아이들은 한 가지에 ‘집중’을 하고 있었습니다.
자기가 노는 일에 딴 생각을 하지 않고 그것만 하는 모습에서
나는 내 생활을 ‘집중’하지 않고 불평불만을 하면서 투덜거리고
주어진 환경을 분별하면서 바로 보지 못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보게 된 것입니다.
또한 “난 행복하지 않다.”라는 생각을 마음바탕에 깔고 행복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내 모습을 관찰하고 나니 그 생각에서 벗어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님말씀처럼 나는 ‘마음 내려놓기’를 ‘내 생각대로’만 한 것입니다.
내 생각대로 틀을 만들어 놓고 그 틀에 맞추려고 ‘내 생각대로만’ 하려고 하니 힘들었던 것입니다.
내려놓는다는 것은 어떤 결과가 나와도 아무 걸림이 없는 마음이어야 한다는 말씀도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이래도 괜찮고 저래도 괜찮은 마음이 될 때 진짜로 놓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요즘 문구점은 옛날처럼 수입이 많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들 숫자도 줄고, 학교에서 준비물도 다 나오고,
대형마트가 자꾸 생기다 보니 수입은 늘어날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편이 다른 일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평소 운전을 좋아해서 버스회사에 취직을 하기로 했습니다.
버스회사에 취직을 하려면 필기시험을 쳐야 했습니다. 남편은 실기보다 필기가 어렵다고 했고
1종 면허를 딸 때는 필기를 8번만에 되었다고 했습니다. 이번에는 대형면허라 경험이 없으니
한번 만에 될 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저는 마음으로 108생명법을 활용해 보았습니다.
내 마음속에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본래 갖춰진 본질의 ‘능력’믿고
남편에게 계속 마음을 내었습니다. 그 결과 남편이 한 번에 시험에 합격이 되었습니다.
사실 남들에게는 대단하지 않는 일일 수도 있지만 우리부부는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남편은 2문제밖에 모르겠다고 했는데 점수도 잘 나오고 해서 아주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하나 해결하고 나니 또 다른 공부재료가 나와서 버스회사에서는
이력서에 대형면허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해서 아직 취직은 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래도 감사합니다.
“금의 속성을 안다면 금으로 쓸 수 있는 용도, 그것만 놓으면 본질이 바로 드러난다.
반지를 놓으면 금만 남는다.”는 선원장스님 말씀처럼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내 마음을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열심히 정진해야겠습니다.
2014년 갑오년 한해 동안 ‘행복성’에 대해서 공부하다 보니
바로 보지 못한 것이 참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진짜로 마음을 내려놓고 보면 ‘지혜’가 생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연스럽게 마음에서 문구점에서도 붙잡고 있던 것들을 내려놓으니
몸도 덜 아프고 마음도 편해졌습니다.
그리고 주체적으로 살아가지 않는 저의 모습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문구점 일들이 사소한 일들이지만 요즘은 참 감사하고 소중해 졌습니다.
그리고 살아있다는 자체에 감사하니 삶이 행복해졌습니다.
집착을 내려놓으니 숨어있던 본래 갖춰진 행복이 조금씩 보입니다.
우리의 성품에는 행복성이 있기에
우리는 언제나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