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신문]영상제작 활성화…대규모 음악공연 ‘주춤’

원문기사보기



 

▲조계종 원로의원 성파 스님의 옻칠 불화 ‘석가 삼존도’.

 

 

불법을 시대의 흐름 속에서 구현하는 것은 불교계 예술인들의 사명이다. 올 한해도 예술인들의 열정에 스며든 부처님 가르침은 대한민국 곳곳으로 번져나갔다.

▲영상콘텐츠 ‘봇물’=2013년에 불자들은 어느 때보다 풍성한 불교관련 영상콘텐츠를 향유할 수 있었다. 영천 백흥암 비구니스님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길 위에서’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집계한 다양성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 지율 스님이 내성천의 모습을 담은 영화 ‘모래가 흐르는 강’은 사람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알리는 계기가 됐다. 조계종 국제선원장 대해 스님의 영화 ‘소크라테스의 유언’은 러시아 기독교영화제 ‘기도의 종소리’에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이밖에도 불교콘텐츠 최초로 3D로 제작돼 화제를 모은 다큐멘터리 ‘보로부두르’는 내년 부처님오신날 공중파방송을 통해 만날 수 있다.

 

 

▲ 3D다큐멘터리 ‘보로부두르’.

 


 

 

 

 

▲꾸준했던 음반발매=부처님 가르침을 음성으로 전하기 위한 노력은 올해도 계속됐다. ‘노래하는 스님’으로 이름을 알려온 정율 스님은 올 1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팔리어로 제작된 찬불앨범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노래로 시대의 아픔을 보듬어온 범능 스님 역시 첫 찬불음반 ‘나 없어라’를 발매했으나 6월13일 뇌졸중으로 입적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남양주 봉선사 기획국장 심진 스님과 찬불가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온 불자가수 야운의 음반도 주목을 받았다.

 

 

▲ 첫 찬불앨범을 발매하고 입적한 범능 스님.

 


▲신바람 부는 연극계=침체됐던 불교관련 연극공연의 활성화는 무엇보다 반갑다. 1990년 초연돼 각종 상을 휩쓸었던 이만희 작가의 연극 ‘그것은 목탁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는 배우 오현경, 이문수씨 등 쟁쟁한 배우들의 참여로 재현돼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한국희곡작가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한국 희곡상’을 수상한 극단 자유바다의 ‘나무목 소리탁’도 무대에 올랐다. 극단 나마스떼는 수타니파타를 모티브로 ‘오늘 부는 바람’을 만들어 불교창작극 발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 연극 ‘그것은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

 

 

▲스님들의 쉼 없는 창작열=포교원력을 예술적 재능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스님들의 창작활동은 변함없이 이어졌다. 고려화불의 연구·복원·유지 외길을 걸어온 속초 계태사 고려화불학술연구소 이사장 혜담 스님은 대구 문화예술회관에서 초대전을 개최해 고려문화의 정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담한지미술관 관장 영담 스님도 ‘한·미 현대작가 미술전’을 열어 한지의 풍부한 잠재력을 펼쳐냈다. 조계종 원로의원 성파 스님은 전통불화를 옻칠공예와 접목시켜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법관 스님은 개인전을 통해 선화의 세계로 사람들을 안내했다.

▲음악공연 ‘주춤’=전국 각지에서 산사음악회와 불교관련 음악회가 열리긴 했지만 대규모 기획공연의 부재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초대 관장을 지냈던 박범훈 중앙대 교수의 복귀무대와 대한불교소년소녀합창단의 ‘부모은중송’ 공연 등은 부처님께 올리는 다채로운 음성공양을 기대했던 불자들의 갈증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트위터 페이스북 싸이공감 밴드 네이트온 쪽지 구글 북마크 네이버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