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스님이 예수님 영화를 만든 까닭은?
"심령이 가난하면 진짜 천국에 갈 수 있을까?"
"왜 하나님은 선악과를 만들어 놓고 아담화 하와가 죄를 범하도록 방치하셨을까"
예수가 갈릴리 호숫가에 모여든 사람들에게 한 설교 '산상수훈'. 성경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예수의 설교 중 하납니다. 동굴에 모인 신학과 학생 8명이 이 예수의 설교에 대해 대담한 질문을 이어갑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혔는데 왜 내 죄가 없어지는가?', '사람을 위해 하나님이 있는가, 하나님을 위해 사람 있는가?' 주인공인 신학생 도윤은 친구들과의 문답을 통해 파격적인 결론에 도달합니다.
스님이 만든 기독교 영화…무슬림영화제 가다
신학생들이 ‘내 안의 하나님’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산상수훈'은 스님이 만든 기독교 영화입니다. 대해 스님은 교리는 달라도, 큰 가르침은 같다는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성경이라는 소재를 택했습니다. 9개월간의 제작 기간이 걸렸습니다. 감독으로서 스님은 영화를 통해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인간의 본질은 하난데 나뉘니까 자꾸 시비분별하고 싸우고 이런 문제들이 생겨요. 본질을 알면 세계 평화나 이런 것들을 이룰 수 있고, 화합할 수 있죠." -대해 스님-
다름을 인정하되, 그 안에 내재한 인간의 본질은 같으므로 서로를 틀리다 부정하지 말자는 뜻입니다.
이 파격적인 영화는 두 달 전, 세계 4대 영화제 중 하나인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열린 관객과의 토론은 모스크바 영화제 사상 최장시간을 기록했습니다. 평단의 관심과 호평에 힘입어 다음 달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국제 무슬림영화제에도 초청됐습니다. 스님이 만든 기독교 영화가 종교계의 벽을 넘나들고 있는 셈입니다.
“목사가 만든 반야심경 영화도 나오면 좋겠다”
국내에선 영화만큼 획기적인 시사회가 열렸습니다. 국내 개봉을 앞두고 기독교와 천주교, 불교와 원불교 교인들 150여 명이 모여 함께 토론회를 벌였습니다. 4대 종교에 속한 종교인들 4명은 무대 위 토론장에 올랐습니다. 개신교는‘밥퍼’봉사활동으로 유명한 최일도 목사, 가톨릭은 서강대 신학대학원 교수인 김용해 신부, 불교는 마가 스님, 원불교는 권도갑 교무가 참석했습니다.
먼저 마가 스님은 "영화를 보고 나서 누구의 하나님, 누구만의 하나님이 아닌 우리 모두의 하나님임을 알았다"며 소감을 밝혔고, 권도갑 교무는 "평소 의문을 가졌던 성경 속 내용을 잘 풀어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기독교적 이해가 온전하냐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김용해 신부는 "제도 교회에 있는 사람으로서 영화 속 신학생의 물음이 당황스러웠다"고 표현했습니다. 또 "72권이나 되는 성서는 쓰인 시기와 저자가 달라서 일관되게 꿰뚫어 보기는 어렵다"고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무엇을 믿을 것인지 도전적인 질문을 던지고 성서적 답변을 시도했다는 점에선 반갑다"고 밝혔습니다.
최일도 목사 역시 "기독교는 하나님을 절대 타자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종교이며, 인간의 지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분으로 믿는다"며, "인간과 하나님이 하나라는 영화의 결론이 비교적 다양한 관점을 받아들이는 저의 입장에서도 당황스럽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신학생 시절, 자신과 친구들의 질문을 보는 것 같다"며, 최 목사는 "스님이 이해한 기독교라는 또 하나의 해석으로 받아들이면서 신학생들이라면 꼭 좀 보아야 할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이어 "스님이 만든 '산상수훈'에 이어, 목사가 만든 '반야심경' 영화가 나오면 종교 간 대화와 사회 통합에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4대 종교인들이 모인 객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래도 의미 있는 시도
종교적 관점에서 보면 이 영화는 기독교의 정통적 교리와는 멀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가 던지는 본질적 메시지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 영화임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영화가 던지는 '믿음이란 무엇인가, 신과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나'를 조금 더 발견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관용이 더 넓어지지 않을까요? 이 영화는 그런 시도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연관 기사] 스님이 만든 ‘예수님 영화’…무슬림영화제 간다
"왜 하나님은 선악과를 만들어 놓고 아담화 하와가 죄를 범하도록 방치하셨을까"
예수가 갈릴리 호숫가에 모여든 사람들에게 한 설교 '산상수훈'. 성경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예수의 설교 중 하납니다. 동굴에 모인 신학과 학생 8명이 이 예수의 설교에 대해 대담한 질문을 이어갑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혔는데 왜 내 죄가 없어지는가?', '사람을 위해 하나님이 있는가, 하나님을 위해 사람 있는가?' 주인공인 신학생 도윤은 친구들과의 문답을 통해 파격적인 결론에 도달합니다.
스님이 만든 기독교 영화…무슬림영화제 가다
신학생들이 ‘내 안의 하나님’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산상수훈'은 스님이 만든 기독교 영화입니다. 대해 스님은 교리는 달라도, 큰 가르침은 같다는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성경이라는 소재를 택했습니다. 9개월간의 제작 기간이 걸렸습니다. 감독으로서 스님은 영화를 통해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인간의 본질은 하난데 나뉘니까 자꾸 시비분별하고 싸우고 이런 문제들이 생겨요. 본질을 알면 세계 평화나 이런 것들을 이룰 수 있고, 화합할 수 있죠." -대해 스님-
다름을 인정하되, 그 안에 내재한 인간의 본질은 같으므로 서로를 틀리다 부정하지 말자는 뜻입니다.
이 파격적인 영화는 두 달 전, 세계 4대 영화제 중 하나인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열린 관객과의 토론은 모스크바 영화제 사상 최장시간을 기록했습니다. 평단의 관심과 호평에 힘입어 다음 달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국제 무슬림영화제에도 초청됐습니다. 스님이 만든 기독교 영화가 종교계의 벽을 넘나들고 있는 셈입니다.
“목사가 만든 반야심경 영화도 나오면 좋겠다”
국내에선 영화만큼 획기적인 시사회가 열렸습니다. 국내 개봉을 앞두고 기독교와 천주교, 불교와 원불교 교인들 150여 명이 모여 함께 토론회를 벌였습니다. 4대 종교에 속한 종교인들 4명은 무대 위 토론장에 올랐습니다. 개신교는‘밥퍼’봉사활동으로 유명한 최일도 목사, 가톨릭은 서강대 신학대학원 교수인 김용해 신부, 불교는 마가 스님, 원불교는 권도갑 교무가 참석했습니다.
먼저 마가 스님은 "영화를 보고 나서 누구의 하나님, 누구만의 하나님이 아닌 우리 모두의 하나님임을 알았다"며 소감을 밝혔고, 권도갑 교무는 "평소 의문을 가졌던 성경 속 내용을 잘 풀어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기독교적 이해가 온전하냐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김용해 신부는 "제도 교회에 있는 사람으로서 영화 속 신학생의 물음이 당황스러웠다"고 표현했습니다. 또 "72권이나 되는 성서는 쓰인 시기와 저자가 달라서 일관되게 꿰뚫어 보기는 어렵다"고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무엇을 믿을 것인지 도전적인 질문을 던지고 성서적 답변을 시도했다는 점에선 반갑다"고 밝혔습니다.
최일도 목사 역시 "기독교는 하나님을 절대 타자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종교이며, 인간의 지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분으로 믿는다"며, "인간과 하나님이 하나라는 영화의 결론이 비교적 다양한 관점을 받아들이는 저의 입장에서도 당황스럽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신학생 시절, 자신과 친구들의 질문을 보는 것 같다"며, 최 목사는 "스님이 이해한 기독교라는 또 하나의 해석으로 받아들이면서 신학생들이라면 꼭 좀 보아야 할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이어 "스님이 만든 '산상수훈'에 이어, 목사가 만든 '반야심경' 영화가 나오면 종교 간 대화와 사회 통합에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4대 종교인들이 모인 객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래도 의미 있는 시도
종교적 관점에서 보면 이 영화는 기독교의 정통적 교리와는 멀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가 던지는 본질적 메시지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 영화임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영화가 던지는 '믿음이란 무엇인가, 신과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나'를 조금 더 발견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관용이 더 넓어지지 않을까요? 이 영화는 그런 시도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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